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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간병인 부족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현상이 심한 부산·경남권의 경우 간병인 부족에 따른 인력난 심화와 간병비 급증을 해소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도내 200개 이상의 요양병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요양보호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창원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요양보호사 1명이 노인 6~7명을 돌보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간병 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경상남도의 경우 요양보호사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며 45.3%는 주 3회 이상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평균 임금은 180~200여 만원 수준인데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절반 이상이 월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근무 중 휴게시간도 부족하다. 전국적으로 28.4%의 장기요양요원이 별도의 휴게 공간 없이 근무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휴게시간은 1.3시간에 불과하다.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요양보호사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요양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정은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 부족으로 인해 보호자가 직접 병원에 상주하며 간병을 돕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해당 병원의 관계자는 "근무 강도가 높아 신규 요양보호사가 입사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황이 지속되면 병원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외국인 간병인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외국인 간병인을 요양시설 중심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의회 또한 외국인 간병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종율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5일 열린 제326회 임시회에서 "간병비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간병 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구인난이 심각하다"며 비자·교육·훈련·사후 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남에서도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경남 합천 요양병원은 일본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외국인이 2년간 실습 후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인력만으로는 간병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외국인 간병인 도입은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소로 지적된다.
외국인 간병인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처우와 근로환경 조성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구축 △비자 문제 해결과 불법 체류 방지 대책 마련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언어 장벽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기본 의료 지식 습득 과정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기도와 부산, 경남 등에서 외국인 간병인 도입 논의가 활발한 만큼 정부 차원의 보다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