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돌연사한 남편, 불륜 여행"… 시댁은 몰래 부의금 털었다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 장례식장에서 말도 없이 부의함을 연 시댁 식구들 때문에 마음고생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사진=뉴스1

모텔에서 돌연사한 남편이 알고 보니 15년이나 불륜을 저질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심지어 여성은 "시가족이 남겨진 남편 빚을 다 떠넘겼다"며 억울해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사별한 결혼 30년 차 5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A씨에 따르면 이들 사이엔 자녀가 없으며 고지식한 남편은 A씨가 바깥에서 일하는 걸 싫어했다.


A씨는 평생 전업주부로 살았는데 남편은 용돈도 제대로 주지 않다가 약 3년 전부터 한 달에 30만원씩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등을 내면 얼마 남지 않았다.

약 30년 동안 남편 내조만 하고 산 A씨는 "지난해 겨울 남편이 출장을 갔다가 한 모텔에서 돌연사했다"며 "부고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갔는데 경찰로부터 '남편이 모텔에 함께 있던 여성을 아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A씨 남편은 출장이 아닌 상간녀와 불륜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그제야 남편 휴대전화를 살펴본 A씨는 남편이 무려 15년이나 불륜관계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은 A씨에게 고작 30만원을 줬지만, 상간녀에게는 월급의 70%를 썼다.


상간자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A씨는 "더 화가 나는 것은 시댁 식구들은 남편의 불륜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남자가 스킨십이 뜸해지고 외박하면 네가 잡았어야지' '네가 제대로 못 길들인 게 문제' '피해 본 것도 없는데 왜 그러냐' 등 적반하장으로 따졌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시댁 식구들은 남편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A씨 몰래 부의함을 열고 부의금을 계산했다. A씨가 항의하자 시댁 식구들은 "우리 쪽으로 들어온 돈은 우리가 가지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A씨와 공동상속인인 시어머니는 남편의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나눠 갖자고 했으나 정작 남편이 남긴 빚 8000만원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며 A씨에게 떠넘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부의금은 장례 비용으로 쓴 뒤 남은 금액을 상속인끼리 나눠 갖는 것"이라며 "남편의 형제자매에게는 부의금 권리가 없으니 (가져갔다면) 횡령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속은 빚도 같이 나눠 갖는 것"이라며 "법적 배우자가 (사별한 남편의) 모든 빚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