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현장에서 하늘양 할머니와 마주친 가해 교사는 "하늘이를 봤느냐는 물음"에 '없다, 나는 모른다'고 말하는 등 뻔뻔함까지 보였다. 사진은 지난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김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사건 현장에서 하늘양 할머니와 마주친 가해 교사는 "하늘이를 봤느냐는 물음"에 '없다, 나는 모른다'고 말하는 등 뻔뻔함까지 보였다. 사진은 지난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김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40대 교사가 김하늘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사건 현장에서 하늘양 할머니를 마주치자 아이 행방을 모른다고 거짓말한 사실이 전해졌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피의자인 교사 A씨는 사건 현장에서 하늘양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할머니와 마주치자 '나는 모른다'며 아이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다.


앞서 유족은 10일 오후 4시50분쯤 '하늘이가 안 나오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라는 학원의 연락을 받고 휴대전화 앱을 통해 하늘양의 위치를 추적했다. 하늘양이 학교에 있다고 뜨자,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한 뒤 수색에 나섰다. 당시 경찰은 학교 외부, 아버지와 할머니는 교내에서 하늘양의 행방을 찾았다.

홀로 2층을 둘러보던 하늘양의 할머니는 학교 시청각실 구석에 있는 작고 어두컴컴한 비품 창고 문을 열었다가 우연히 피 묻은 가해 교사와 맞닥뜨렸다. 할머니가 창고 문을 열자 피 묻은 얼굴을 한 여교사가 쓰러져 있었고 동시에 여교사 머리맡에는 하늘 양의 가방이 있었다.

처음으로 사건 현장을 발견한 할머니가 "혹시 애기 봤어요?"라고 묻자, 여교사는 "없어요. 나는 몰라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낀 할머니는 여교사가 놀라지 않도록 침착하게 뒤로 물러나 밖으로 나간 후 가족에게 전화해 하늘이를 찾았다고 알렸다.


할머니가 전화하는 사이, 여교사는 창고 문을 잠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발로 걷어차 문을 열었고 뒤이어 119 구급대가 쓰러진 하늘양과 교사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할머니와 여교사가 나눈 대화는 하늘양 어머니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여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나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말해 시청각실로 불러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하늘양 시신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빠르면 이날 피의자에 대한 주거지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