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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이 지난해 순손실 26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적자를 봤다. 주력인 제련과 인쇄회로기판(PCB) 부문 실적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 가동 중단까지 임박해 주주들의 시름이 깊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영풍의 2024년 실적은 매출 2조7857억원, 영업적자 1622억원, 당기순손실 2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약 26% 줄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3배 넘게 늘었다.
중대재해와 환경오염 규제 등의 여파로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 가동률이 50%대(2024년 3분기 말 기준)로 떨어지고, PCB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가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순손실 1216억원을 기록한 것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 개선도 낙관할 수 없다. 과거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오는 26일부터 4월5일까지 조업정지 58일 예정돼 있어서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등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할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에만 몰두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에게 요구하는 주주가치 제고,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 등은 영풍에게 더 필요하다"고 했다.
영풍은 주주들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요구 받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두 차례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영풍에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다. 영풍정밀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현물배당 도입,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풍 실적 악화는 지난해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며 "석포제련소 58일 가동 중단으로 매출과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