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 상품인 골드바 판매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금은방에 골드바를 비롯한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금 투자 상품인 골드바 판매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금은방에 골드바를 비롯한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이달 들어 시중은행에서 골드바 판매 금액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여파로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총 406억345만원어치의 골드바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 동기(135억4867만원)의 3배, 전년 동기(20억1823만 원)의 20배에 각각 해당하는 규모다.


금 수요 폭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무역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영국 런던 시장에서 금을 매입하고, 중국 본토인들은 홍콩까지 가서 금을 사는 등 국가별 금 값 차이를 노리고 투자에 나서는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5대 은행의 하루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3일만 해도 20억원 수준이었으나, 5일 40억원에 육박했고, 7일 50억원을 돌파하는 등 증가세가 가파르다. 11일 한국조폐공사가 은행권에 골드바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판매액은 더욱 치솟았다. 13일 하루에만 108억3217만원어치의 골드바가 팔리는 등 유례없는 규모를 보이고 있다.


골드바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대체 상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총 8969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