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죄?… 13세 파키스탄 가사도우미, 초콜릿 훔쳤다가 매질로 사망

파키스탄에서 13세 가정부를 때려죽인 주인이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18일(현지시각) BBC가 보도한 파키스탄 아동 사망사건. /사진=BBC 캡처

초콜릿을 훔쳤다는 이유로 13세 가사 도우미를 때려죽인 주인이 구속됐다.

BBC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파키스탄에 거주 중인 한 집주인이 13세 가정부를 때려죽여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크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이날 병원에서 숨졌다"며 "(이크라를 고용한) 주인은 그가 초콜릿을 훔쳤다는 이유로 고문했다"고 전했다.


사망한 이크라는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8세부터 가정부로 일했다. 그는 2년 전부터 8명의 자녀가 있는 부부의 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 부부는 이크라에 한 달에 23파운드(약 4만원)를 주고 일을 맡겼다. 그러나 이는 파키스탄에서 불법이다. 파키스탄법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아동을 가정부로 고용할 수 없다.

이크라의 고용주는 초콜릿을 훔쳤다는 이유로 그를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대당한 이크라는 팔과 다리 여러 곳이 골절됐고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크라가 병원으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고 손 쓸 시간도 없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딸을 잃은 이크라의 아버지는 "이크라가 죽었을 때 완전히 무너진 기분이었다"며 "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처벌받길 원한다"며 분노했다.

이 소식이 파키스탄에 알려지자 많은 이들은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일 몇천 달러의 하찮은 일 때문에 폭력을 당하고 있다" "이크라는 초콜릿 때문에 죽었다"고 격분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일회용품처럼 대하는 것이며 이를 가능하게 한 시스템을 반영한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