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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휘성(43·본명 최휘성)의 사망 소식에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지난 10일 나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휘성씨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 앨범도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듣곤 했다"며 "동시대를 살아간 예술인들을 잃어가는 일들은 나이가 들면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인 것 같지만, 일찍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경우는 더 마음이 아픈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나 교수는 이어 "고인의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상황은 아니나, 약물 과복용은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연구 분야라 더 마음이 아프다"며 "몇 년째 중독 재활시설에 더 많은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외쳐왔다. 심지어 식약처장께도 말씀드렸다. 그런데 이뤄지지 않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변화가 생길까"라고 토로했다.
휘성은 지난 10일 오후 6시29분쯤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생전 휘성은 약물 문제로 오랜 시간 힘들어했다. 그는 2021년 10월 마약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여러 차례 불법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 약물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받았다. 휘성은 2019년 12회에 걸쳐 프로포폴 약 3910㎖를 6050만원에 매수한 혐의와 이를 약 10회 투약한 혐의로 재판받았다. 2018년 7월에는 졸피뎀 투약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았고, 2020년 3월과 4월엔 수면유도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맞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나 교수는 11일에 올린 글에서 "중독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약물·알코올 중독은 물론 무서운 병이지만, 중독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은 환자들을 매일 만난다"면서 "문제는 중독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과 재활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처벌 일변도의 마약 정책으로는 이미 일상에 스며든 마약 문제를 막을 수 없다. 처벌과 치료·재활이 함께 가야 유의미한 변화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