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카드대금 기반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해당 증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사진=뉴시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카드대금 기반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해당 증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사진=뉴시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신용카드 대금을 기반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당장 손실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고자 앞으로 회생절차에서 매입채무유동화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채권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최종 변제 책임이 홈플러스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서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하는 채권은 매입채무유동화 잔액 4618억원에 달하며, 향후 회생계획안에 이를 반영해 전액 변제할 방침이다. 회생계획안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36조 제3항에 따라 채권자 조 분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유동화증권 전액을 상거래채권으로 편입해 전액 변제하는 것으로 반영할 계획"이라며 "선의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유동화증권은 홈플러스가 카드사에 지급해야 할 카드대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투자 상품이다. 예컨대 홈플러스 매장에서 고객이 카드를 쓰면 카드사는 홈플러스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나중에 이를 고객에게 받는다. 이 카드사에 대한 홈플러스의 '빚'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 유동화증권이다. 홈플러스가 나중에 카드사에 돈을 갚으면 이 돈이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유동화증권은 보통 수익률이 비교적 높고 신용등급도 안정적으로 평가돼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상품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 유동화증권의 전체 발행액 4019억원 중 약 44%에 해당하는 1777억원이 개인투자자에게 팔렸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지난 3월 초 갑작스럽게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금융채권은 상환이 연기되거나 일부만 상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거래채권으로의 분류는 큰 의미를 가진다. 상거래채권은 물품 구매나 용역 제공 등 상거래 활동에서 발생한 채권으로, 회생절차 내에서도 금융채권보다 먼저 보호받는다. 이에 따라 이번 결정은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전액 변제'의 길을 열어주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동화증권을 설계·발행한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측에 책임을 물을 움직임도 보인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재무 위기를 알리지 않은 채 유동화증권 발행을 강행했다"며 홈플러스 및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