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논의된 기업가치제고계획 공개의 건이 부결됐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논의된 기업가치제고계획 공개의 건이 부결됐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 소액주주가 제안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기업가치제고계획 공개의 건이 부결됐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1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는 1시간5분가량 진행됐다. 6개 안건 중 기업가치제고계획 공개의 건인 제6호 의안을 제외하고 모두 가결됐다.


앞서 소액주주들은 이마트가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계획과 관련해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밸류업 계획 구체적 공시와 매 분기 보고 의무화 ▲자기주식 전량 소각 ▲정용진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등을 요청했다. 이마트와의 협의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이탈해 요건 미충족 돼 다른 안건들은 채택되지 못했다. 다만 이마트 측이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밸류업 계획 공시 관련 내용이 타당하다고 보고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수용했다.

이마트가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계획은 ▲올해부터 3년 동안 최소 배당금 25% 상향 ▲내년까지 자사주의 50% 이상 소각 ▲2027년 연결 매출 34조원·영업이익 1조원 달성 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이마트의 매출은 29조209억원(전년 대비 -1.5%), 영업이익은 471억원(일회성 비용 제외 시 2603억원·흑자전환)이다.

주주 "안건 상정 자체 의미 있어… 결과는 아쉬워"

액트와 경재개혁연대 등 주주제안에 나선 주주들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마트가 ESG에 선도적인 기업이라 주주제안을 한 것"이라며 "임원들과 이사들에게 지급되는 보수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명확히 하면 회사의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언했다.

주주로 참석한 노종화 변호사(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장)는 주총이 끝난 이후 "오늘 결과와 별개로 이런 안건 자체가 상정이 된 것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주주 활동에 조금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아쉽게도 오늘 결과를 보면 약 360만명의 지지를 얻어 출석 주주 수로 보면 25% 정도의 주주들께서 찬성해주신 것 같은데 결과는 좀 아쉽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회사의 임원 보상 시스템은 내부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고 체계를 더 들여다볼 것"이라며 "주주분들과의 소통도 원활히 할 수 있는 채널과 담당자를 명확히 해서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작년부터 새로운 턴어라운드 작업을 진행 중에 있고 당사가 세운 전략 방향대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 이번 밸류업 계획 발표로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당사는 실천 가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부진했던 주가를 높여 주주분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이마트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8만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주총 당시인 3월28일 종가는 6만83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