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자금의 흐름상 '상장을 통한 성장자금 확보'라는 일반적 IPO 명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사진=뉴시스
시장에선 자금의 흐름상 '상장을 통한 성장자금 확보'라는 일반적 IPO 명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사진=뉴시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면서 그 목적과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명목상 물류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자금 확보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과거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정산이 먼저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상장으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보다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할 풋옵션 차액이 훨씬 더 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 희망가는 1만1500~1만3500원이며, 총 공모 주식 수는 1494만4322주다. 이 중 절반은 신주 모집(747만2161주), 나머지 절반은 기존 주주의 구주 매출로 구성됐다.


구주 매출 물량은 2017년 2860억원을 투자한 FI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HPE) 산하 유한회사 엘엘에이치(LLH)가 보유한 지분 21.87%에서 나온다. 당초 롯데그룹과 LLH는 상장 시 공모가가 일정 기준을 밑돌 경우 차액을 보전한다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기준 LLH의 풋옵션 행사 가격은 약 5만720원으로 추정된다. 공모가 밴드 하단(1만1500원)과의 차이를 반영하면 롯데 측이 LLH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약 2931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주 모집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공모가 상단 기준 약 2017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당초 풋옵션 계약의 이행 주체는 롯데그룹 내 여러 계열사(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호텔롯데 등)였으나 이후 물류 구조 개편과 롯데로지스틱스의 흡수합병을 거치면서 계약상 책임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로 이관됐다. 이에 상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면서 상장 목적과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은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 택배 물류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면서 상장 목적과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은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 택배 물류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하지만 자금의 흐름상 '상장을 통한 성장자금 확보'라는 일반적 IPO 명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으로 들어오는 자금보다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더 크기 때문이다.


FI에 대한 보전 의무가 현실화된 배경에는 과거 실적 부진과 높은 부채 등 누적된 재무 리스크가 작용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3조5733억원, 영업이익 902억원, 당기순이익 40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세를 보였지만 부채비율은 약 341%, 영업이익률은 2.5% 수준에 그쳐 구조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

공모자금의 용도도 제한적이다. 물류 자동화 설비 투자(131억원), 운영자금(84억원), 단기 차입금 상환(42억원) 등 총 2000억원 내외의 공모금 중 대부분이 기존 비용 해소에 쓰일 예정이다. 반면 회사는 2023년 한 해에만 투자활동으로 1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바 있다. 공모 자금만으로는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은 FI 투자금 회수와 그룹 내 구조 정비를 위한 목적이 뚜렷하게 읽힌다"며 "표면적으로는 물류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회수)를 우선적으로 완결짓는 구조"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 회복의 실현 가능성과 자금의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