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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됐던 경북 북부 대형산불의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 산불 발생 149시간 만이다.
28일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영덕과 영양을 시작으로 5개 시·군의 산불 주불이 잇달아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면적 156배 크기의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 쯤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산불 발생 당일 산불영향구역이 100ha를 넘어서면서 경북도지사가 진화 지휘를 맡았고 지난 23일엔 산불영향구역이 1000ha를 초과함에 따라 산림청장이 산불 진화를 통합 지휘하게 됐다.
이후 산림청과 경북도, 해당 시·군, 소방청, 군부대, 경찰청, 기상청, 국가유산청, 산림조합 등 관계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하며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주불 진화까지 하루 평균 88대 이상의 헬기가 투입됐으며 군에서도 헬기 및 인력을 적극 지원해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인해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총 2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2412개소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산불의 급속한 확산에는 기상 조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산불 기간 동안 서풍 중심의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으며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7m에 달했다.
당시 높은 기온과 건조한 환경은 불씨의 비산을 촉진시켜 동시다발적인 확산을 불러왔으며 여기에 연기와 안개가 뒤섞인 연무 현상은 산불 진화 헬기 운용에도 큰 장애가 되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총 4만5170ha에 달한다. 최초 발화지인 의성군의 산불 원인은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며 정확한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다만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는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산림조합 등 전국의 자원봉사 단체와 기관들도 힘을 보탰으며 산불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한 헬기 조종사와 산불진화대원들의 헌신이 빛났다.
의성에서 진화작업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헬기 조종사와 영덕군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의 희생에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주불 진화 완료에 따라 향후 잔불 진화 체계로 전환하고 일부 헬기를 남겨 잔불 제거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피해지역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방안도 경북도 및 시군과 협의해 세심히 마련할 예정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5월 중순까지를 봄철 산불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앞으로도 산불 예방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추가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