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지하철역 내에 위치한 '1달러 피자'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역에 있는 1달러 피자가게에 줄 선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민서 기자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역 내에 위치한 '1달러 피자'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역에 있는 1달러 피자가게에 줄 선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민서 기자

"1달러 피자? 1500원인데 한번 먹어볼까?"

교통 거점 공간인 지하철역이 '핫플'로 거듭나고 있다. 지하철 이용객의 눈길을 끄는 착한 가격의 피자가게, 인형뽑기방 등 다양한 상점이 역사 내에 생겨나고 있다. 열차 승하차와 환승을 위한 공간인 지하철역이 이제는 소비와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역사 내 줄 서는 피자가게부터 인형뽑기방·네컷 사진관까지

1달러 피자가게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피자의 가격은 1500원이다. 사진은 잠실역 1달러 피자가게의 메뉴와 진열대를 촬영한 모습. /사진=김민서 기자
1달러 피자가게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피자의 가격은 1500원이다. 사진은 잠실역 1달러 피자가게의 메뉴와 진열대를 촬영한 모습. /사진=김민서 기자

잠실역 개찰구를 나서면 한쪽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발견할 수 있다. 매장 한켠에는 피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피자 한 조각을 들고 있는 사람도, 한 판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피자의 정체는 지하철역 내부에 위치한 '1달러 피자' 매장의 피자다.


1달러 피자는 지난해 말부터 SNS를 중심으로 유행이 퍼지기 시작했다. 피자 한 조각은 점포명 그대로 1500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비싼 메뉴도 3000원이다. 모든 피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진다.

지하철 이용객의 발길을 잡는 저렴한 가격과 역사에 퍼지는 피자 냄새는 사람들을 고스란히 대기줄로 이끌었다. 줄을 선 사람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학생부터 직장인, 노인까지 많은 사람이 1달러 피자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

80대 노부부도 눈에 띄었다. 피자 한판을 구매한 김모씨(80대·남)는 "평소에는 피자 잘 안 먹는데 싸서 한번 사봤다"고 이야기했다. 1달러 피자가게 직원 A씨는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올 때도 있고 직장인이나 노인분들도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인형뽑기방 등 무인점포도 지하철역 안에 자리 잡았다. 사진은 역사 내 위치한 인형뽑기방의 외관. /사진=김민서
인형뽑기방 등 무인점포도 지하철역 안에 자리 잡았다. 사진은 역사 내 위치한 인형뽑기방의 외관. /사진=김민서

지하철역의 특성상 빠르게 스쳐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겨냥한 인형뽑기방, 네컷 사진관 등과 같은 무인점포도 자리 잡고 있다. 피자가게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는 화려한 외관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인형뽑기방이 있다.


인형뽑기방을 방문한 김모씨(23세·여)는 "역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한번 들어와 봤다"며 "남는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역 안에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형뽑기방 인근에 위치한 셀프 네컷 사진관으로 바로 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하철역에 도서관·공유오피스도?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실내 공간 '광화문 라운지'가 위치해있다. 사진은 광화문 라운지 내부를 촬영한 모습. /사진=서울야외도서관 홈페이지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실내 공간 '광화문 라운지'가 위치해있다. 사진은 광화문 라운지 내부를 촬영한 모습. /사진=서울야외도서관 홈페이지

도서관, 공유오피스 등과 같은 공간도 생기는 추세다.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에는 '광화문 책마당'이 위치해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야외도서관 중 하나로 다양한 실내·외 도서 공간이 마련돼있다. 실내 공간인 '광화문 라운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상시 운영된다.

역사 내 위치한 공유오피스도 있다. 공덕역, 왕십리역, 영등포구청역 등 일부 지하철역에는 작업, 독서 등을 할 수 있는 라운지가 운영되고 있다. 일부 라운지는 경우 4인실, 10인실 등 다수를 위한 회의실도 갖추고 있고 간단한 대여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공덕역 공유오피스를 종종 이용한다고 밝힌 직장인 조모씨(26·여)는 "역 내부에 있어 출퇴근이 편리하다"며 "꾸준히 이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