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반종학씨가 뇌사 장기기증 및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장기기증 및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반종학씨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반종학씨가 뇌사 장기기증 및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장기기증 및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반종학씨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늘 가족을 위하던 50대 가장 반종학씨가 뇌사 장기기증·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15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반종학씨(57)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반씨는 지난해 12월11일 집 계단을 오르던 중 넘어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반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 안구(양측)를 기증했고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반씨 자녀들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에게 도움과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 같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나눔을 간절히 기다리는 분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강원 홍천군에서 3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난 반씨는 밝고 자상한 성격으로 누군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곤 했다. 쉬는 날에는 낚시하거나 가족에게 요리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가정적인 아빠였다. 반씨는 젊어서 트럭 운전을 하다가 20년 넘게 목수 일을 했다. 몸을 쓰는 일이라 늘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다녔고 아프고 힘들어하면서도 목수라는 일에 자긍심이 높았다.


최근에는 어깨가 안 좋아 수술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일을 못 할 수 있다는 얘기에 수술을 포기했다. 이에 가족들은 아픈 어깨 때문에 넘어지는 순간 난간을 붙잡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반씨 딸 반혜진씨는 "아빠, 지금 와서 생각하니 못 해준 아쉬운 마음만 남아. 더 잘해줄 걸 하는 마음에 정말 미안하고 아빠가 우리 아빠여서 지금까지 이렇게 잘 커서 잘살게 된 것 같아"라며 "언제나 보고 싶고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선 건강해"라고 가슴 아픈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