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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2번-3번 이동시 고도 6미터로 대각비행하면서 회전하기 (중간지점이 6미터)". "산업용 드론 제어 2과제 수정 파일... 완전 좋은데요 ㅎㅎ"
소문만 무성했던 드론경기대회에서 심사장(심사위원 관리감독 권한)과 선수(지도교사와 학생)간 승부조작 짬짜미 의혹 논란이 불거졌다.
9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일 오후 12시40분 전남 모 산업고 드론훈련장. 드론팀 지도교사와 학생들에게 한 통의 투서가 전해졌다. 선글라스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신원미상 익명의 제보자였다.
제보는 그간 수년 동안 전남지역 각종대회 상을 독식했던 전남의 A 공고의 지도교사와 학생, 대회 심사장인 B 대학교의 초빙교수 등이 참여해 대회 규정을 어겨가며 불법을 자행하는 단톡방의 대화내용이였다.
'기능경기 여수'라고 명명된 단톡방 첨부파일에 B대학 초빙교수(심사장)가 전남 A공고 C 지도교사와 기능경기대회(수정)과제를 주고 받은 내용과 B대학 초빙교수가 실제 기능경기대회 참가하는 학생 6명에게 과제를 유출하고 지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회 심사장이 '2025년 지방-산업용 드론 제어 과제 2과제 수정 파일'을 전남A공고 C지도교사에 보내자 해당 지도교사는 '완전 좋은데요 ㅎㅎ'라는 댓글로 화답하는 단톡방 파일도 공개돼 유착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회 심사장이 '3과제 파일'을 보내오자 지도교사는 "다른 곳에 주지말라"는 당부도 했다.
기능경기대회 관리규칙 제47조 기술위원 위촉 항목을 살펴보면 7항에 심사장과 부심사장, 심사위원은 위촉된 때부터 위촉기간 종료시까지 위촉직종의 참가선수에 대해 지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심사장과 학생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제보받은 전남 모 산업고 학교장은 즉시 국민신문고에 투서내용를 접수했다.
또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규정위반 투서내용를 알렸고 해당 공단은 3월 20일 위촉돼 심사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B대학 초빙교수를 지난 6일 해촉하고 심사위원 3명도 함께 교체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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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일이 알려지자 학부모들과 학교측이 승부조작 등 짬짜미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심사장과 단톡방에서 정보공유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전남 A 공고 학생들이 7일 개막한 전남도 기능경기대회 드론제어 경기에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중립을 지켜야 할 심사장이 학생들과 단톡방에서 주고 받은 대화를 보면 충분히 승부조작을 위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 공익 제보로 미수에 그친 전형적인 승부조작 사건으로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경기전 대회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들에 대한 경찰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남도와 도 교육청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학교와 대회 주최측 등은 승부조작 사태로 확대돼 전방위 경찰 수사로 이어질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심사장은 학생들과 나눈 단톡방 대화내용 삭제 등 증거 인멸시도까지 한것으로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전남 A공고 관계자는 "교수님이 심사장으로 참여한 줄 몰랐다. 학생들이 교수님하고 친분이 있고 아는사람이니까 물어보고 알려 준 것이다. 승부조작은 아니다. 또 (심사장이)과제분석 자료를 보내왔는데 열어보니 쓸만한 자료가 없었다. 당일에 과제가 바뀌기 때문에 신경 안썼다"고 해명했다.
심사장 B 초빙교수도 "제가 학생들에 이런 과제를 해봐라고 과외같은 것을 한 것이다. 해촉된 후 학생들에 피해가 갈것을 우려해 단톡방을 지웠다. 학생들의 요청에 의한 선의로 한 행동이며 규정위반은 될 수 있지만 승부조작은 아니다. 심사장은 과제 검토 권유는 하지만 과제변경 권한은 없다. 경기 체점 권한은 심사위원들이 한다"며 승부조작은 아니다고 항변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과제를 미리 알려주고 대회 당일 심사위원과 상의해 통상 20% 내에서 변경해 대회를 치르고 있다"면서" 심사장으로 위촉된 후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과 접촉은 잘못된 것이다. 규정위반이다. 사전에 학생과 접촉하지 말라고 주의도 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가 주최하고 전남도기능경기위원회(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가 주관하는 숙련기술인의 축제인 '2025년 전라남도 기능경기대회'가 7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5일간 38개 종목에서 316명이 참가해 기술 경연을 펼친다.
하지만 3개 학교 16개 팀이 참여하는 산업용드론제어 종목은 승부조작 논란으로 심사장과 심사위원이 교체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며 대회일정이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