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빔 개발 기업 쎄크가 공모가 결정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9일 쎄크 기업설명회/사진=안효건 기자
전자빔 개발 기업 쎄크가 공모가 결정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9일 쎄크 기업설명회/사진=안효건 기자

전자빔 개발 기업 쎄크가 공모가 결정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실적 성장세와 전망이 오버행(잠매 매도물량) 우려를 잠재울지 주목된다.

김종현 쎄크 대표는 지난 9일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쎄크는 시장 다변화와 제품 다각화가 이뤄진 회사"라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강조했다.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연결 기준으로 쎄크 매출액은 6.9% 증가한 539억원, 영업익은 흑자전환한 13억원이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에서 보기 드문 흑자 기업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성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에 재무 요건 등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당장 실적보다는 성장성을 보겠다는 취지다.

쎄크 주력 매출은 반도체와 2차전지 검사에 쓰이는 엑스레이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반도체 공정 전반과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검사다. 반도체 공정이 섬세해지고 화재 원인이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칩을 쓰는 인공지능(AI) 시장이 발전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유리기판 등에 대한 검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반도체·배터리 외에도 불량 검사 기술 등이 전방위 산업에 쓰일 수 있어 트럼프 리스크 대응에 유리하다. 대표 분야가 방산이다. 쎄크 방산용 검사 매출은 2021년 7억원에서 지난해 92억원으로 성장했다. 주요 매출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다. 그동안 방산 성장세는 국내 매출 기반이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수출에 성공한 만큼 회사는 유럽 재무장 등 수혜를기대한다.


이밖에 쎄크는 선박 운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자빔 검사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의 올해 경영실적 목표치는 매출액 725억원, 영업익 51억원이다.

단기적으로는 초기 투자금으로 받은 벤처금융과 상장 후 유통 가능 주식이 부담이다.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벤처금융이 소유한 지분은 40%를 웃돈다. 이들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FI)다. FI는 경영 활동으로 회사를 키워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투자자(SI)보다 현재 수익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 후 팔 수 있는 주식도 자금 회수에 유리한 구조다. 회사 전체 주식에서 37%가량을 상장 당일 팔 수 있고 20%가량은 1개월 뒤 매도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해 최대한 오버행 리스크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쎄크는 전날부터 시작한 기관 수요예측을 14일 마감 뒤 17~18일 공모 청약일을 거쳐 28일 상장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수요예측으로 받고자 하는 공모가는 1만3000원~1만5000원이다. 120만주를 공모해 156억원~180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모은 자금은 시설투자(82억원)와 채무상환(50억원) 등에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