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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은 미팅 진행할 때마다 담당자분들이 몇 시간이고 머리를 맞대 빠른 협업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어요. OI(오픈이노베이션)부서·펫보험TFT(태스크포스팀) 등 관련 부서 모두 스타트업과 협업에 진심이라는 점이 다른 기업과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십일리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광현 대표(28)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러넘쳤다.
올해 갓 20대 후반에 들어선 'MZ세대 창업가' 김 대표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반려견 홈케어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반려동물족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2023년 주요 서비스인 '라이펫'을 출시한지 불과 2년 만에 라이펫 등록 반려동물 수 6만 마리, 검사건수 10만 건이라는 걸 감안하면, 2028년까지 등록 반려동물 수 100만 마리, 검사건수 150만 건은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반려동물 진단 보조 영역에 집중해왔다"며 "질병 판별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관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고 보험사와 협업도 강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십일리터, 치료비 부담 줄이고 치료 못받는 동물 없도록
십일리터는 2021년 9월, 김 대표가 24살 때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이 11살이 되는 시점부터 치료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는 통계를 보고 '11'과 'Life(라이프)'의 'L'을 따서 사명을 십일리터로 결정했다.십일리터의 주요 서비스인 라이펫은 AI를 기반으로 슬개골 탈구 등 반려동물의 진행성 질환을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동물병원에서 확보한 3만 장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사진 1장을 통해 탈구 진행 정도를 분석할 수 있다
털 등으로 정확한 측정이 어려울 경우엔 슬개골 탈구 여부를 분석할 수 있는 Q각을 측정하는 기술과 연령·품종을 가중 합산한다. 민감도, 특이도가 모두 97% 이상일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현재 펫보험 인수 심사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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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개골 탈구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국내 1호 동물용 의료기기 승인도 받았다. 슬개골 탈구, 치주 질환(치은염·치주염) 판별에 집중하다 최근 반려동물 기반 비만도 분석 서비스도 상용화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반려동물 질환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 슬개골 탈구였다면 최근에는 치주질환과 비만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집에서 지속적으로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 이에 AI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슬개골 탈구를 넘어 치주 질환, BSC(비만도), 백내장, 핵경화증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DB손보와 협업으로 서비스 강화 기대
십일리터가 DB손보와 협업을 시작한 것은 2023년 9월부터다. 당시 DB손보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운영하는 유망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비욘드 핀테크 데모데이에 참가,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발된 십일리터와 협업을 결정했다.DB손보는 십일리터의 '라이펫'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성향에 맞는 펫보험 특약개발과 신규 부가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십일리터도 펫보험 시장점유율 2위인 DB손보와 협업하면 사업 확대 기회가 더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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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가 동물병원과 협업을 늘리면서 반려동물 시장에서 인지도를 탄탄히 쌓아가는 모습도 십일리터가 협업을 결정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얼마 전 건강 체크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DB손보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 API개발지원사업을 연결해줘서 기술·자금 지원을 받아 기간 내 API 개발을 마칠 수 있었다"며 "1회성 협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이 가능하도록 성장을 지원해주는 것이 DB손보 오픈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펫보험 시장은 질병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도 무분별하게 가입하는 탓에 손해율이 높다. 일부 상품은 150%가 넘는다"며 "라이펫의 AI 건강체크 기능은 반려동물의 질병을 사전에 감지해 무분별한 가입을 막을 수 있다. 실제 손해율도 30~4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치료비를 대비하기 위해 DB손보와 협업해 전용 펫보험을 판매하는 것도 협업 성과 중 하나"라며 "반려동물 홈케어 분석-관리-대비 밸류체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반려동물 홈케어 서비스를 보편화 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인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한편 보살핌 받지 못하는 반려동물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라이펫은 반려동물이 아플 때 바로 켤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고 한다"면서 "반려동물의 나이가 들수록 집에서 관리할 질병이 많아지는 만큼 이런 홈케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