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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해외 제품명: 라즈클루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급등했던 유한양행 주가가 지난해 말부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주가 부양을 위해 수익성 개선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본격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한양행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장중 11만37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11만3600원) 대비 0.1% 오른 수준이다. 유한양행 주가는 렉라자·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FDA 승인으로 지난해 8월 10만원 안팎에서 10월 16만원대로 상승한 후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렉라자 FDA 승인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내렸다.
유한양행은 회사의 가치를 높여 주가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찬란한 유한 100년사 창조와 'Great&Global'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수립한 목표를 반드시 초과 달성하겠다"며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 경주하겠다"고 공언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우선 과제로 수익성 확보가 언급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2조678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이 9.5% 오르며 창사 이래 최초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 감소했다. R&D(연구·개발) 비용이 1945억원에서 2688억원으로 38.2% 급증한 영향이 컸다.
전년 대비 영업익 '2배' 전망… 밸류업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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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유한양행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유한양행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718억원, 1222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122.6% 높다.
올 2분기부터 렉라자 일본·유럽 출시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및 판매 로열티 수익이 두드러질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현재 표준 치료법으로 평가받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보다 전체생존기간(OS)이 1년 이상 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주가 부양을 위해 밸류업 정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이달 초 총 10건의 공시를 통해 신한은행과 맺은 총 14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해지했다. 신탁한 자사주가 불법 공매도 등에 이용되고 있다는 허위사실이 나오면서 주주들의 주가 하락 우려가 커졌던 탓이다.
유한양행은 직접 자사주를 관리해 의혹을 불식시키고 주가 부양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2025~2027년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 2027년까지 자사주 1% 소각 등의 내용을 담은 밸류업 정책도 공개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매 분기 예상치 못했던 투자 증가로 기대 이하의 실적이 발표됐다"며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가 실적으로 직결되도록 효율적인 투자 집행 및 비용 통제를 통한 경영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