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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2월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0.25%포인트 낮춘 2.75%로 조정한 뒤 이달은 숨고르기를 택했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의 전망과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해야 하지만 한은이 시장이 예상대로 동결을 택한 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다.
국내는 내수침체 지속과 추가경정예산안편성(추경)이 예상보다 늦어진 데다 나라 밖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며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가계부채도 고민거리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전국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늘어난 주택 거래의 여파가 이달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제 관심은 금리인하 신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2년 사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6%까지 올라간 상황에 국민들의 피해가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