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신용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사진은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신용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사진은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사진=교보생명

국내 생명보험업계 자산규모 3위인 교보생명이 신용대출 한도를 4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한 이후 보험 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실수요자들을 잡기 위해서다.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자금 확보를 위한 부담을 덜게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교보생명은 보험사 관계없이 저축성, 보장성 개인 보험 7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는 계약자들에게 제공하는 '바로 받는 신용대출' 한도를 지난달보다 400만원 늘려 5000만원까지 확대했다.

교보생명이 바로 받는 신용대출 한도를 늘린 것은 지난해 1월 4000만원에서 같은 해 하반기 4600만원으로 조정한 이후 두 번째다.

현재 교보생명은 바로 받는 신용대출 외에 소득증빙이 가능한 교보생명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 신용대출도 판매하는 중이다.


교보생명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바로 받는 신용대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프라임 신용대출보다 높다. 교보생명은 주력 신용대출 상품 한도 조절을 통해 가계대출총량을 관리하는 한편 대출 실행에 따른 이자수익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신용대출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9개사가 취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교보생명의 가계대출채권 잔액은 4조1151억8000만원으로 삼성생명(25조4617억6500만원), 한화생명(7조2370억21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의 이번 조치가 다른 보험사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이 주로 취급하는 신용대출 잔액이 보험업계에서 늘어나는 이유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은행들에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은행들은 신용대출 승인구간을 외부 신용등급 기준 1~5등급에서 1~3등급으로 바꾸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제2금융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보험사별로 대책이 다르지만 대출 총량을 채우지 못한 보험사들은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