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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1분기(1~3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호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1분기 국내외 합산 판매량도 177만대를 기록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폭주 여파에 따른 비용 증가가 2분기부터 본격화 될 수 있다.
1분기 무난한 실적 달성 전망되지만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매출 43조1000억원, 영업이익 3조4700억원대의 실적을 달성해 각각 전년대비 5.9%, 22.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같은 기간 기아는 전년대비 8.9% 뛴 28조6000억원의 매출과 2.5% 떨어진 3조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업계는 1분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관련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여 두 회사 모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이오닉9, EV3 등 신형 EV(전기차) 출시에 따른 일부 마케팅 비용 증가와 EV 판매 믹스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요인 등 일부 불확실성은 실적 전망에 선반영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경기 불황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 속 1분기 판매량도 선방했다.
현대차는 1분기에 국내 16만6360대, 해외 83만3266대 등 총 99만9626대를 팔아 전년 동기(100만6706대) 대비 0.7% 감소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기아는 국내 13만4412대, 해외 63만7051대, 특수 888대 등 전년 동기(76만514대) 대비 1.6% 늘어난 77만2351대를 팔았다.
현대차·기아는 1분기에 안정적인 판매량을 거뒀고 무난한 실적 달성도 예상되지만 2분기 이후부터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자동차 관세 인상으로 국내 자동차 수출물량 및 관련 기업들의 이익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 413만대 가운데 143만대(현대차그룹 101만여대, GM한국사업장 42만여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기아의 멕시코공장 미국 수출물량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판매 물량 170만대 가운데 110만여대가 관세 부과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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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증가 우려에… 가격인상카드 꺼낼까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된 HMGMA(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증설로 현지 생산능력이 기존 70만대에서 1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당장 관세 대응은 불가능하다. 현지 판매량이 170만대인 것을 감안할 때, 한국서 보내는 수출량에 부과되는 관세부담은 피하기 어렵다. 2분기 이후 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배경이다.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미국 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내 자동차가격 인상 우려에 대해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관세 부과에 따른 이익 감소가 현실화되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자동차 판매실적 상승세 둔화에 따른 경쟁 강도 심화와 관세 부담으로 인한 이익규모 축소는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영업실적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관세 부담을 판매가격 인상으로 전가시킬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대차·기아는 풍부한 수익창출력과 안정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관세 위험 요인에 적절히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