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사진=뉴스1

올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0.2% 뒷걸음질 치며 3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미국의 관세 충격에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가 고꾸라지면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0.1% 감소했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인 민간소비와 수출도 주저앉았다. 1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전기 대비 0.1% 감소로 전분기 4분기(0.2%)에 비해 0.3%포인트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오락문화, 의료 등)가 크게 부진한 결과다.

수출도 같은 기간 0.8% 성장에서 1.1%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지난 2022년 4분기(-3.7%) 이후 최저치다.

투자도 크게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가 줄어 2.1% 감소했다. 지난 2021년 3분기(-4.9%) 이후 최저치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3% 성장하며 전분기와 같았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22년 4분기(-2.5%) 이후 최저치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며 0.1%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분기 0.2% 증가에서 0.8% 감소로 전환했다. 2022년 4분기(-4.0%) 이후 최저치다. 서비스업도 전분기 0.4% 증가에서 보합으로 전환하며 지난해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업은 같은 기간 4.1% 역성장에서 1.5% 역성장으로 감소 폭을 줄이며 지난해 3분기(-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1% 역성장을 기록하다가 반등했다. 그러나 민간의 경우 지난해 2분기(-0.2%포인트)와 3분기(-0.4%포인트) 모두 역성장하다가 전분기(0.2%)에 3개 분기 만에 반등했으나 한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내수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1분기 내수는 GDP를 0.6%포인트 끌어내렸다. 특히 건설투자(-0.4%포인트)와 설비투자(-0.2%포인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순수출은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성장률에 0.3%포인트 기여한 가운데 전분기 0.1%포인트 성장률을 높인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1분기에 나란히 0.1%포인트씩 기여도가 낮아졌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 0.2%를 크게 밑돌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예상치 보다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각 분기의 성장 실적이 누적돼 산출되는 연간 성장률의 특성상 1분기의 성적이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22일(현지 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까지 낮췄다. 지난 1월(2.0%) 대비 반토막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더 어둡다. JP모건(0.7%), 씨티(0.8%)는 0%대까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SC)는 성장률이 가까스로 1%에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