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며 '빚투'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사진=챗GPT

최근 대선과 관세 전쟁 등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증가하자 '빚투(빚내서 투자)'도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17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15조6823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가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해당 잔고가 증가할수록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급등한 정치 테마주와 향후 반등이 기대되는 반도체, 2차전지 종목들을 중심으로 빚투가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테마주인 에이텍의 신용거래융자잔고수량은 지난 23일 74만주, 신용거래융자잔고율은 9.07%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1월2일 기준) 잔고수량 6만9587주, 잔고율 0.84%에서 급등한 수치다.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 동신건설도 같은 기간 잔고수량은 4170주에서 9만2709주로 늘었다. 잔고율은 0.04%에서 1.1%로 증가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종목들에 대한 빚투도 급증하고 있다. 향후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인 만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현재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

지난 23일 SK하이닉스 신용거래융자잔고수량은 268만주, 잔고율 0.36%를 기록했다. 올해 초 잔고수량 182만주, 잔고율 0.28%를 기록한 것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잔고수량은 171만주에서 191만주로, 잔고율은 1.28%에서 1.42%로 늘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빚투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에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등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증권·파생상품 시장 증거금률을 상향 조정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같은날 한국거래소는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증거금률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증거금률이란 투자자가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계좌에 예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금액 비율로 현금 미수 거래나 신규 신용대출 등 신용거래에서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조정은 정기 조정이 아닌 수시 조정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황 및 업종지수 13개 항목에 대해 증거금률이 조정됐다. 변경 폭은 최소 0.06%포인트에서 최대 1.78%포인트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미·중 관세 갈등으로 대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증권·파생상품시장 증거금률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일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신용대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유라클 ▲웹케시 ▲유라테크 ▲크라우드웍스 ▲원티드랩 등 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계룡건설 ▲코세스 ▲지씨셀 ▲비씨엔씨 ▲청담글로벌 등 33개 종목에 대한 신용대출을 막았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이 5개 종목, 키움증권이 6개 종목의 신용대출을 제한했다. 제한 대상 종목들은 테마성 이슈 등에 연동되며 변동성이 큰 종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개별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레버리지 수단인 신용융자는 투자자의 기대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용도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옵션이지만 반대로 투자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수단인만큼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