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화재로 먹이를 잃은 700여마리 야생 코알라를 총살했다. 사진은 2020년 9월14일 호주 제놀란 그레이터 블루 마운틴 산불 피해 지역에서 거주 중인 어미 코알라와 새끼 코알라의 모습. /사진=로이터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700여마리 야생 코알라를 총살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는 부즈빔국립공원 화재로 먹이를 잃은 코알라들을 안락사시키기 위해 공중에서 저격해 사살했다.


지난 3월 부즈빔국립공원에서는 화재로 약 2200헥타르(약 665만평)에 달하는 면적이 소실됐다. 화재로 코알라의 주요 먹이인 유칼립투스 군락지가 대부분 파괴됐다. 주 당국은 먹이를 잃은 코알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안락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빅토리아 대표 리사 팔마는 "비극적인 현실은 산불이 야생동물에 상당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이라며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에 할 수 있는 가장 자비로운 행동은 안락사였다"고 말했다. 주 정부는 항공기를 이용해 사살한 이유에 대해 국립공원의 지형이 매우 험난하고 코알라들이 높고 외딴곳에 있으며 화재 영향을 받은 나무 안전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주 생물다양성 책임자인 제임스 토드는 "이 결정은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선택지는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치하거나 항공기를 이용해 고통을 덜어주는 것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락사된 모든 코알라는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빴고 살아있었다면 상태가 계속 악화됐을 것"이라며 "모든 코알라는 개별적으로 평가한 후 30m 이내에서 쌍안경과 광학 장비를 사용해 안락사시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