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비율은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합친 것으로, 이 수치가 100%를 넘겼다는 것은 들어오는 보험료에 비해 지급된 보험금과 사업비가 더 많다는 의미다.
◆"물건 팔아도 마이너스 나는 구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전체 손보사의 합산비율은 101.75%다. 전체 평균 합산비율이 100%를 넘은 것은 몇차례 있었지만 모든 주요 손보사의 합산비율이 100%를 넘긴 것은 지난 2011년 3월 말 이후 처음이다.
합산비율이 가장 적은 곳은 동부화재로 100.8%였으며 ▲현대해상 101.89% ▲LIG손해보험 102.30% ▲삼성화재 102.41% ▲메리츠화재 103.04% ▲흥국화재 104.53% ▲한화손해보험 106.04% ▲롯데손해보험 108.17% 순이었다.
손보업계는 합산비율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손해율을 꼽는다. 지난 2011년 6월 79.53%를 기록한 손해율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83.18%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통상적으로 102% 이하의 합산비율을 유지하면 선방했다고 본다. 이 수준의 합산비율이 유지돼야 부동산이나 채권 등을 이용한 자산운용수익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불황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수익률 역시 호실적을 내지 못해 합산비율 증가는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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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비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손보사 영업이익률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손보업계 전체 영업이익률은 2.89%를 기록해 3%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0년 6월, 4.10%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로 전년도 같은 기간 4.01%와 비교하면 1%가량 하락했다.
가장 큰 이익률 타격을 받은 곳은 롯데손해보험으로 주요 손보사 중 합산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2년 12월까지 롯데손보의 이익률은 -1.20%로 합산비율이 늘기 시작한 작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강력한 자제 권고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생보사 및 손보사는 표준이율이 내려가면서 보험료 인상을 고려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예정이율을 반영한 보험료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3월5일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표준이율 인하를 예정이율에 반영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서민 물가와 연관되는 보험료 인상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당국의 지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