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수난시대다. 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재현 회장 일가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계은행 차명계좌를 추적 중이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둔 대기업 임원 및 유명인들의 명단을 연이어 공개했다.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장,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부인 배우 윤석화씨,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부정입학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은 결국 여론에 밀려 자퇴하기로 결정했다. 트위터에는 '이 결정에 가장 반발해야 할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이 아니라 입학동기생 학부모'라는 우스갯소리가 올라왔다. '어떻게 얻은 인맥인데….'
◆코스피 2000선 돌파
코스피가 41거래일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지난 5월2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14.98포인트(0.75%) 상승한 2001.20을 기록하며 3월29일 이후 2개월여 만에 20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6월을 앞두고 국내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하던 뱅가드의 매물도 거의 마무리된 데다 최근 들어 글로벌시장에서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매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긍정적인 모멘텀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경계의 끈을 늦출 수는 없다. 전문가들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만 6월은 어디까지나 '상반기'다. 아직도 해외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그래도 그동안 답답하기만 했던 증시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이른 여름이 온 것처럼 증시도 뜨겁게 달궈졌으면 하면 바람이다.
◆멈춰선 원전, 여름 전력 초비상
위조 부품 파문으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멈췄다. 5월 중 끝난다던 신고리 1호기의 정비기간도 연장됐다. 사실상 원전 3기가 여름을 앞두고 불능상태가 됐다. 이렇게 해서 사라진 전력은 총 300만kW. 올해는 정말 블랙아웃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급히 대책을 꺼냈다. 오후 피크시간대에는 기업체를 상대로 평시의 최대 3배까지 전기요금을 올려 물리겠다는 것. 아직 검토 중이라고 하나 정부가 올해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한지 5개월 만에 나온 얘기다. 전력난 극복을 위한 대책인 건 알지만 뭔가 터질 때마다 요금 인상부터 꺼내는 정부의 정책이 달갑지 만은 않다.
◆채권단, STX조선에 3천억 지원
KDB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5월30일 2차 실무자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RG에 1000억원 미만, 나머지는 선박제작 비용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RG는 선박 수주시 선수금 환급보증을 위해 지원되는 일종의 보증금으로, 선박이 무사히 인도되면 사라진다. 따라서 실제 STX조선에 대한 현금지원은 2000억원 정도인 셈이다. 채권단은 우선 산은이 3000억원을 지원한 뒤 채권비율에 따라 각 은행들이 분담키로 했다. 국책은행의 연이은 자금지원이 계속되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여론도 생기기 시작했다. 조선업계가 글로벌시장의 업황에 따라 존립여부가 흔들릴만큼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할 때다.
◆CU편의점 점주 자살 사태
갑의 횡포 문제가 편의점까지 번졌다.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두달 새 편의점 CU 점주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 편의점 점유율 1위 업체인 CU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발표한 사과문도 문제가 됐다. 점주의 사망원인을 자살이 아닌 지병으로 꾸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강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일을 숨기려다 화만 키운 꼴이다. 참여연대는 BGF리테일에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갑의 횡포를 이번 기회에 뿌리뽑을 태세다. 이쯤 되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CU의 대응이 곧이곧대로 들릴 리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통업 전반에 퍼진 밀어내기식 불공정 관행이 사라지기만 바랄 뿐이다.
◆세종시 땅값 1년새 47% 올라
작년 7월 출범한 세종시의 땅값이 1년 새 50% 가까이 상승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 1월1일 기준 전국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세종시 평균 땅값은 전년대비 47.59%나 올랐다. 전국 평균이 3.41% 오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세종시 땅값 상승의 원인은 정부청사 및 중앙행정기관의 이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기관 이전과 택지·기반시설사업 등이 아직도 한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홀로 상승세는 당분간 쭉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되지 않아 땅값 폭등과 투기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내 투기꾼들의 숫자가 혹여나 공무원보다 많아지진 않을까 염려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Last Week Issue]기업인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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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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