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시공사 대표이사 회장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비밀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독립언론인 뉴스타파는 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설립자 4차 명단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8월13일 설립된 '블루 아도니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영문 이름 Chun Jae Kook) 회장의 회사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2004년 8월13일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 결의서 내부자료를 보면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전 회장이 단독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그의 주소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28-1번지로 기재됐고 이 주소는 시공사 본사 주소다. 아울러 'YP08'로 시작하는 전 회장의 여권번호도 기재돼 있다.
전 회장이 만든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는 자본금 5만달러짜리 회사다. 하지만 실제로는 1달러짜리 주식 한주만 발행해 전형적인 페어퍼 컴퍼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타파 측은 전 회장이 블루 아도니스를 만든 뒤, 이 회사의 이름으로 법인계좌를 만들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블루 아도니스 법인계좌를 만든 곳은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으로 이 은행은 리테일뱅킹, 일반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을 하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는 특이하게 한국인 2명이 간부로 일하고 있었고 이들은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2차 명단 공개 때 포함됐던 SK그룹 임원 출신인 조민호씨의 비밀계좌도 관리한 적이 있었다.
전 회장은 페이퍼 컴퍼니 설립 한달 뒤인 2004년 8월 말, 싱가포르 현지 변호사를 통해 PTN 버진아일랜드 지사에 블루 아도니스 관련 공증서류를 발급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서류는 법인설립 인가증, 이사 인증서 등 다섯건으로 모두 페이퍼 컴퍼니 명의의 은행계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서류였다.
뉴스타파 측은 "전재국씨가 지난 2004년 동생 재용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두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다시 불거진 와중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고 이와 연결된 해외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뉴스타파는 이 같은 취재결과에 대해 전재국씨를 직접 만나 해명을 듣고 싶었지만 전씨는 현재까지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