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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두타 관계자는 "롯데피트인이 동대문 상권 전체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입점한 소수의 브랜드만 덕을 볼 것"이라며 "동대문 상권에 경제적인 논리로만 진출하면 안 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 상권 빼앗나, 키워서 나눠먹나
롯데가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장점도 있지만 기존 상권에는 은근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이미 동대문에서 십수년째 신진디자이너 육성을 맡고 있는 두타 측에는 거대 유통회사의 출현이 반가울리 없다.
"(롯데피트인에는) 새로운 게 없습니다. 신진디자이너 육성 등은 이미 두타에서 해오던 사업이죠. 피트인 관계자들이 오픈 전에 두산타워를 많이 오가며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산타워 관계자는 새로움을 표방한 롯데피트인이 두타와 차별화되는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두타 측에 따르면 앞서 영플라자를 리뉴얼 오픈할 당시에도 두타의 디자이너를 뺏어가 문제가 됐다. 잘 키워놓은 디자이너들을 빼앗기니 롯데에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 리 없는 것.
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지금껏 해외명품 브랜드나 SPA브랜드에 8%대의 낮은 수수료율을 매기면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엔 30%가 넘는 수수료율을 적용했다"며 "이제 와서 신진디자이너를 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두산타워의 경우 롯데피트인이 오픈한 후 아직까지 매출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 롯데의 물량공세를 당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하철역사 광고 역시 예전에는 밀리오레, 두타 등 패션몰이 나눠서 광고했지만 지금은 모두 롯데로 도배된 상황이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타 관계자는 "롯데피트인의 등장으로 그동안 동대문 상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벗겨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다소 침체된 상권이 부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롯데자산개발 측은 "롯데와 신세계가 명품관 싸움을 벌였을 때 결과적으로 파이를 키워 명품거리를 조성하고 모집단위가 커지는 결과를 낳았듯이, 여러 가지 우려사항이 있겠지만 롯데가 유통전문기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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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