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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미니 |
작고 귀여운 차의 대명사 미니(MINI)를 대할 때 트랙 위를 달리는 장면을 연상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보통은 감성적인 디자인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미니에는 사람들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본능이 잠재돼 있다. 바로 레이싱카의 피를 물려받은 'JCW'(John Cooper Works)의 질주 본능이다. 미니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JCW는 수차례의 몬테카를로 랠리 우승을 이끈 튜닝 전문가 존 쿠퍼의 손길을 거쳐 더욱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으로 재탄생한 모델이다.
최고출력 211마력에 최대토크 26.5kg·m로 그 어떤 소형 혹은 준중형급보다 강력하면서도 빠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인 제로백은 무려 해치백이 6.7초, 쿠페가 6.6초다. 직렬 4기통 밸브트로닉 JCW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돼 미니 라인업 중 가장 역동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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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미니 |
◆숨겨왔던 질주 본능을 깨우다
미니의 숨겨진 반전 매력을 제대로 뽐내고 싶어서였을까. 미니는 JCW 해치백과 쿠페 모델을 출시하면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으로 기자들을 초대했다. 지난 14일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미니 트랙데이 2013’에서 미니 JCW의 질주 본능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서킷 위에서 처음 마주한 미니 JCW는 전형적인 미니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육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동그란 대형 헤드램프 등 미니만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물론 JCW만의 특별한 디자인 감성도 더해졌다. 도어 실과 프론트 그릴에 있는 JCW 배지와 본넷 스트라이프가 JCW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켜주며, 검정색과 붉은색의 실내 컬러 조합 질주 본능의 강인함을 드러낸다.
여기에 JCW 로고가 표시된 스포츠 브레이크와 JCW 전용 17인치 크로스 스포크 챌린지 경량 휠 및 레드 스티치 3-스포크 다기능 가죽 스포츠 스티어링 휠, 앞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그리고 리어 범퍼에 JCW 에어로 키트가 장착돼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돈 시스템을 적용해 최상의 음질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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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미니 |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하다’
이날 서킷 주행에서는 JCW 모델만이 아니라 컨트리맨, 쿠페, 페이스맨 등 미니의 모든 라인업을 타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주최 측에선 다양한 기존 미니 라인업들과 비교 시승해보면서 JCW만의 특화된 주행 능력을 확인해보라고 그 뜻을 전했다.
사실 서킷 주행을 앞두고 다소 걱정이 앞섰다. 이렇게 조그만 차가 서킷 위에서 제대로 달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가파른 곡선 내리막구간에선 자칫 잘못하면 차가 뒤집히는 것 아닐까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특히 이전에 미니 차량을 타보면서 승차감이나 주행 능력에 있어서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걱정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서킷을 두바퀴 가량 돌면서 JCW의 진가를 확인하면서 직전까지 던졌던 물음표를 내던졌다. 가벼운 차체에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한 JCW는 급격한 내리막이나 오르막 곡선구간 등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제 트랙 위에서 느낌표를 팍팍 던져줬다.
낮게 깔리는 묵직한 가속감이 아닌 통통 튕기는 맛이 있는 주행감이 인상 깊었다. 경쾌하면서도 빠른 반응력을 갖춘 덕분에 운전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걱정했던 곡선구간에서도 쏠림현상 없이 매끄럽게 S·U자 코스를 빠져나왔다.
특히 JCW 쿠페 모델은 진정한 달리기 선수다운 면모를 느끼게 해줬다. 해치백 모델에서 뒷좌석을 없애고 전고를 22mm 낮춘 만큼 민첩하고 스포티한 주행 능력을 자랑했다. 믿음직한 달리기 실력에 한계 속도까지 시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났지만 안정상 지정속도 때문에 최대한의 주행 성능은 확인해볼 수 없어 아쉬웠다.
◆폴로의 도전 뿌리칠까
감성적인 미니 디자인에 레이싱카 못잖은 주행감까지 느끼게 해주는 매력적인 차량이지만 가격은 다소 부담을 주는 수준이다. 미니 JCW 해치백 모델은 4500만원, 미니 JCW 쿠페 모델이 4710만원이다. 각각 기존 미니 해치백과 쿠페S 모델 대비 550만원, 480만원 오른 가격이다.
얼마 전부턴 폭스바겐 폴로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10에 들었다. 이전까지 수입소형차 부분에서의 절대강자는 미니였다. 미니로선 다소 부담스러운 폴로의 추격세다. ‘작은’ 매력에 ‘스피드’를 더한 만큼 폴로의 도전을 물리치고 다시금 수입소형차 왕좌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