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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트랜드 상권이 밀집된 명동의 모습. (사진=류승희기자) |
오랜 불황과 치솟는 물가, 그리고 이른 더위로 실종된 봄 날씨 등 이상기후 속에서 올 상반기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에 가장 주목했을까?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이 올해 상반기 온라인쇼핑을 주도했던 쇼핑 테마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히트상품을 선정, 발표했다.
옥션은 올 상반기 동안 1인가구 증가(Smaller homes), 이상기후(Temperature), 수입상품(Imports), 셀프족 확산(Handyperson)을 비롯해 가족중심 예능 프로그램과 ‘먹방’관련 상품(Family, Fun food)이 상반기 상품 소비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1인가구 확산과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와 상품판매의 큰 ‘이동’이 일어나고 있어 ‘SHIFT(이동)’를 상반기 핵심키워드로 뽑았다. 이런 유통트랜드 시장에는 창업시장에도 트랜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 1인가구수 증가에 간편식, 소포장 상품 히트
저출산, 고령화, 만혼 등의 영향으로 1인 가구수가 날로 증가하면서 간편식, 특히 소포장 제품의 인기는 여전했다.
컵밥, 덮밥류 등 혼자 사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1인 간편식이 쏟아져 나오면서 특히 ‘즉석밥’이 상반기 동안 25만개가 판매되며 히트상품 1위에 올라섰다.
싱글족들을 위한 소포장, 다품종 상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원하는 상품을 낱개로 골라 담을 수 있는 상품이 가공식품에 이어 과일, 야채 등 신선식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실제로, 옥션에서는 골라담기 상품 판매량이 올 상반기 동안 전년동기대비 50% 크게 증가했다. 이 외에도 1인 가구 증가는 다용도박스, 수납형침대 등 다용도 상품 수요를 끌어올렸고, 그 중 ‘미니테이블’이 상반기 동안 13만개나 판매되며 히트상품 3위를 차지했다.
바쁜 싱글족들에게 필수가전으로 꼽히는 로봇청소기도 올 상반기에만 전년동기대비 120% 증가한 5000대가 판매됐으며, 1인용 밥솥, 벽걸이세탁기 등도 싱글족 증가에 따른 맞춤형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창업시장에서도 1인 싱글족들을 위한 테이크아웃 매장부터 소규모 반찬전문점까지 다양한다. 국과 찌개가 맞있는 테이크아웃전문점인 '국사랑'과 반찬전문점인 '진이찬방' 등이 새로운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
◇ ‘셀프족’확산 ‘생활형 DIY상품’ 열풍
웬만한 수리, 리폼은 집에서 하는 셀프족이 확산되며 기존 가구는 물론 의류, 헤어케어, 세탁, 자동차관리 등으로 셀프용품 범위가 확대됐다.
옥션에서는 자동차배터리, 자동차타이어, 자동차에어컨필터 등 자동차 셀프관리 상품이 20만개가 판매되면 히트상품 2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동차 셀프 관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자동차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요인으로 꼽혔다.
드라이크리닝 비용을 줄이려는 ‘홈드라이족’ 등장은 셀프 세탁용품 구매로 이어져 지난해보다 관련 상품 매출이 15%, 셀프헤어용품은 35% 증가했다.
최근에는 의자나 책상 등 소형가구 등을 버리지 않고 수리해 사용하는 알뜰족들로 인해 목재, DIY공구 등 가구리폼 상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심지어 화장실이나 주방벽, 현관바닥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용 리폼타일, 리폼시트지 등도 공임비 절감 효과로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 해외직배송코너 인기로, 수입상품 호황
온라인 쇼핑에 대한 오랜 학습 효과는 소비자들을 해외 상품에까지 눈을 돌리게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직배송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격적 메리트를 갖춘 수입상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우리나라의 해외 인터넷 쇼핑규모는 6억4000만 달러,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해외 브랜드 제품을 찾는 수요는 매년 증가추세다.
실제로, 옥션이 지난 3월 선보인 온라인 해외쇼핑코너 ‘원클릭직구’에서는 오픈 후 매달 20~30%씩 매출이 성장할 정도로 해외 상품이 인기다.
특히 레저 붐을 타고 소형 스케이트 보드인 ‘스테레오 바이닐 크루져보드’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이 원클릭직구에서 수요가 높았다. 최근에는 엔저 현상을 기회로 한동안 주춤했던 일본여행상품이 옥션에서 2만개가 판매되며 히트상품 9위에 이름을 올렸다.
◇ 예능프로그램이 몰고온 ‘패밀리, 펀 푸드’
가족중심 예능프로그램 인기로 불황속에서도 캠핑용품이 큰 인기를 누렸으며 다양한 ‘먹방’프로그램 효과를 본 상반기였다.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갗 영향으로, 캠핑 텐트가 1만5000개 팔려나가며 10위에 올랐다.
자동차를 이용한 ‘오토캠핑족’이 증가하면서 차량 지붕에 설치하는 ‘루프탑텐트’도 인기를 모았다.
‘특히‘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와 ‘골빔면(골뱅이무침+비빔면)’ 인기로 짜장-비빔라면이 10만개 팔려나가며 4위를 차지했다. 보통 7~8월 한여름에 많이 팔리는 비빔면의 경우 골빔면이 화제가 되면서 올해는 5월부터 빠르게 판매가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도 연예인들의 군생활 체험기를 다룬 MBC ‘진짜사나이’는 때아닌 ‘건빵’의 인기를 몰고 왔고, 심지어 군대에서 먹는 햄버거 ‘군대리아’가 옥션에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도발에 따른 전쟁이슈와 맞물려 ‘전투식량’도 1만4000개가 팔려나갔다.
◇ 물놀이용품, 기능성 속옷, 눈썰매 불티
봄이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른 더위는 온라인몰의 마케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 장마에 전력난까지 겹쳐 해당 프로모션을 앞당겨 진행하면서 관련 상품 매출도 덩달아 급증했다.
에어컨이 2만2000대가 팔려나가며 히트상품 8위를 차지했다. 에어컨에 비해 절전효과가 4배 가량 높아 유지비가 적게 드는 제습기는 전력난 우려에 짧은 시간 동안 5000대나 판매됐다.
이른 더위와 해외여행 인파 증가로 튜브, 구명조끼, 보트 등 물놀이용품은 예년보다 빠른 4월말부터 판매 속도가 붙어 8만개나 팔려나가며 히트상품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냉장고 바지(히트상품 7위)가 5만개 판매됐으며, 특히 편안한 착용감과 쿨론 소재의 기능성속옷이 무더위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상반기에만 9만개 판매로 히트상품 5위를 차지했다.
지난 겨울 잦은 눈과 추위로 인해 아동용 스키, 눈썰매, 부츠 판매량도 크게 뛰었다.
이 밖에 히트상품 10선에 오르진 못했으나 살인진드기 공포 확산에 따른 ‘진드기제거제’를 비롯, 키덜트족(Kid+Adult) 증가로 인한 ‘레고’,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조원 시대를 연 ‘스마트폰 액세서리’도 인기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