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한모씨(40)는 며칠 전 전월실적 이용이 낮아 할인 혜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자녀와 함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했는데 한씨가 보유한 카드의 경우 20% 할인을 적용해준 것. 그런데 전월실적이 30만원을 넘어야 할인이 가능하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쓴 입맛만 다셔야 했다. 한씨가 사용한 카드의 전월실적은 23만원대였다.
그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20% 할인을 받으면 수만원이 절약될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쉬웠다"면서 "앞으로 한두개의 카드만 집중해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카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할인'과 '포인트적립'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국내 카드소비자가 카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할인(32.6%)과 포인트 및 마일리지 적립(15.5%)을 선택한 소비자가 전체 참여자 중 절반에 달했다.
아쉬운것은 카드사들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이용자가 모든 혜택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유와 영화, 쇼핑 등 카드사들이 주력하는 상품별로 혜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들은 여러장의 카드를 들고 다니며 가맹점별 부가서비스를 받아야만 했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금융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마저 축소하는 분위기다.
◆선택과 집중을 한번에 원카드
이러한 고객들을 위해 출시된 카드가 원(ONE)카드다. 원카드는 '한장에 다양한 혜택을 모두 담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드 한장만 있으면 선택의 고민이 줄고, 전월 실적 등을 충족시키기도 유리해 알뜰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편리성과 혜택을 동시에 보장하는 셈이다.
원카드 열풍은 KB국민카드가 주도했다. 지난 해 2월 'KB국민 혜담카드'를 출시하면서 4개월도 채 안돼 15만명이 넘는 고객을 끌어 모았다. 올해 4월 출시된 혜담Ⅱ 역시 출시 두달도 안돼 8만장이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카드사들 역시 고객 입맛에 맞는 다양한 원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원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할까. 우선 내게 꼭 맞는 혜택이 무엇인지 체크해야 한다. 원카드는 '균일형 원카드'와 '맞춤형 원카드'로 분류된다.
균일형카드는 모든 가맹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맞춤형은 카드 부가서비스로 고객이 필요한 혜택만 골라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균일형 원카드는 KB국민카드의 혜담Ⅱ카드, 삼성카드4, '현대카드ZERO(제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한장의 카드로 모든 가맹점에서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대카드제로의 특징을 보면 전월 이용실적, 할인 한도, 할인 횟수, 가맹점 등에 상관없이 0.7%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일반음식점과 대형할인점, 편의점, 커피전문점, 버스·지하철·택시 등 생활밀착형 사용처에서도 0.5%의 할인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할부 결제 시에는 전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맞춤형 원카드는 '신한카드 큐브'와 '롯데카드 7 유닛'이 꼽힌다. 다양한 가맹점의 할인혜택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조합할 수 있다.
예컨대 롯데카드 7 유닛의 경우 자주 이용하는 총 7개의 업종 중 최대 5개를 선택해 최고 7%의 적립률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외식, 식음료, 할인점·편의점, 온라인·홈쇼핑, 대중교통·통신,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7개 업종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월 5만점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전월 카드 이용금액이 40만원 미만이면 2%, 40만~70만원 미만은 5%, 70만원 이상은 7%의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적립된 포인트는 5만점 이상 적립 시 5만점 단위로 현금 캐시백을 받거나 1000점을 넘으면 롯데포인트로 교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선택한 업종에서 사용한 금액은 실적 산정에서 제외된다.
◆원카드 가입전 이것은 꼭 기억하세요
원카드는 고객들이 보다 손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 카드에 비해 연회비가 다소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내가 받는 혜택의 폭과 포인트 적립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균일형 원카드의 경우 카드에 담는 혜택의 종류와 수에 따라 연회비도 따라 오른다.
'신한카드 큐브'의 연회비는 일반형(국내) 1만원, 플래티늄샵(VISA/MASTER) 3만5000원이다. 'KB국민 혜담카드'의 연회비(골드 기준)는 상품연회비가 국내전용 5000원, 해외겸용(마스터) 1만원이다. 서비스 영역과 혜택구간에 따라 5000원에서 6만원 맞춤연회비가 추가로 부과된다. 이처럼 연회비 부담이 큰 편이기 때문에 카드 사용금액이 많은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포인트 적립도 일반 카드에 비해 다소 낮은 점도 유의해야 한다. 원카드는 카드사와 제휴한 가맹점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할인율이 0.5~0.8%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연회비보다 카드사가 제공한 연간 할인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에 카드사용액이 많은 사람이라면 하나쯤 가입하는 것도 좋다.
'한장'으로 다 긁는다…원카드 열풍, 왜?
카드 하나에 다양한 혜택 모두 담아… 선택 걱정 '뚝'
성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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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1 | 11:4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