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 승인 건에 대해 두 차례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 승인 건에 대해 두 차례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 안건심사소위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 관련 논의를 연기했다. 앞서 안건심사소위는 두번째 논의를 진행했으나 우리금융의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 안건소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M&A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7일 안건을 올린 후 두 번째 논의다. 안건소위원들은 우리금융의 내부 개선사항과 관련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건소위 회의는 2주 후 다시 논의한다"며 "우리금융 M&A 관련 검토할 부분이 많으면 4주 후에 회의가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매달 두 차례 정례회의 연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M&A 안건이 정계회의 테이블에 올라가려면 안건소위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에 동양생명 지분 75.2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 1월 당국에 인수 승인 심사를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미흡을 이유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등급은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다. 등급이 미달하면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 자산정리' 등 예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가 예외 조건을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예외도 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의 경영평가가 3등급이 된 요인들을 엄밀히 살펴보고 요건을 다시 충족시킬 수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오는 6월3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다. 우리금융 보험사 M&A 심사가 다음달 금융위 정례회의를 넘길 경우 정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 등 임기 만료를 앞둔 위원들의 공백도 고려 사항이다. 금융위 정례위원회는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 금감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장 추천 금융 전문가 2명,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 경제계 대표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김소영 부위원장과 이복현 원장의 임기가 각각 5월16일, 6월6일 종료된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5명 이상 위원이 참석 요건이지만 핵심 구성원이 빠져 부실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M&A 마무리를 위해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높이고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자본확충 및 내부통제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금융위 안건소위가 이번달 말이나 5월 초에는 M&A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