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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태생이던 외식업 마케팅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여전히 외식업에서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라인 마케팅은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으며 관련된 서적만 해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전쟁터인 외식 업주들이 전문가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서 외식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는 현장감이다. 실무자가 경험하는 현장 사례를 통해 마케팅을 느끼고 빠른 실천함은 마케팅적 외식업을 향한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국내 블로그 개설자는 1300만명에 달한다. 필자 역시 그 중 하나다.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덕분에 매일 메일함을 열어보면 어김없이 여러 식당으로부터 초대장이 와있다.
그 중 최근 받았던 홍대의 보쌈 전문점은 자신의 가게를 홍대 3대 맛집이라 소개하며 홍보를 유도했다. 다른 일식집과 차별화된 프레임을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높이 살 부분이지만 ‘맛집’ 키워드를 강조하는 것은 지루하다.
좋은 블로그는 정직하고 개인적이며 쌍방향으로 대화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뚜렷이 피력한다. 차별화된 개성과 보이스를 갖추었을 때 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영혼 없는 콘텐츠들이 난무하던 블로그 마케팅 초창기가 지났다.
어느덧 성숙기에 도달했고 여전히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미 블로그를 통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 이제 외식 업주들이 온라인으로 로그인(Log-in)할 차례다. 최근 블로그에서 화두되는 업소 6곳을 푸드미학이 임의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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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슈(Issue)
족발과 회무침 복합 콘셉트 <삼다족발>
(주)더삼다코리아는 현재 제주흑돼지 전문점 <삼다연>과 세계주류전문점 <패리티비트>, <삼다족발> 총 3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외식기업이다.
이들 중 <삼다족발>은 회무침 전문 프랜차이즈인 <강릉집>을 운영하던 업주가 새롭게 오픈한 족발과 회무침 전문점이다. 개업과 동시에 최근 강남 상권 족발집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블로그 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회무침과 족발을 동시에 판매하는 독특한 콘셉트는 단기간 내 이슈를 만들기에 충분했고 자연스럽게 블로거의 발길을 끈다. 특히 족발과 회무침을 묶어 판매하는 세트(5만5000원)의 인기가 좋다.
족발은 업계 트렌드에 맞춰 온(溫) 족발로 제공하며 회무침은 우럭을 사용한다. 이전 회무침 전문점 시절의 노하우를 담았으며 깻잎과 날치알을 제공해 쌈으로도 먹을 수 있다. 또한 튀김, 회국수 등 기존 족발집과는 다르게 사이드메뉴 판매가 활성화되어 있어 추가 매출을 가능하게 한다.
유명 블로거 중심의 초기 블로그 콘텐츠를 구축은 블로그의 컬트(Cult)적인 요소를 이용한 것이다. 이는 일단 소수의 사람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불어 일으킴으로써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커뮤니티 중심의 블로그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한 업주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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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분할(分割)
저렴한 중식 메뉴 구성과 주류 판매 활성화 <하하>
서울 마포구 연남동은 서울에서 중식을 이야기할 때 빼놓아선 안 되는 지역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남동에는 차이나타운이 작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식도락가에게 꼭 거쳐야 할 곳으로 정평이 났을 정도로 마니아적 정서가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연남동에 위치한 <하하>는 자장면이 없는 가정식 요리를 표방하는 본토식 중식집이다. 대신 중국 산동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전통 중국 음식을 판매한다. 만두 전문점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적은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식사 메뉴 외 일품요리는 비싼 값을 주고 먹어야 하는 기존 중식당과는 달리 요리 가격이 4000원부터 시작한다. 주류 또한 저렴하다(청도맥주 5000원). 가격적인 메리트는 블로거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저녁의 경우 술을 겸하는 테이블이 대부분인데 주류 판매가 어려운 중식당에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이는 실질적인 객단가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비싼 중식 요리를 분할 판매해 고객에게 저렴하게 인식시켜 효율성을 높인다. 연남동이 갖는 아날로그적 분위기와 최고의 마케팅적 요소인 가성비의 조화는 블로거의 발길을 필연적으로 끌 수밖에 없다.
03 정직(正直)
오직 한우로만 맛을 낸 소머리곰탕 <풍미연>
설렁탕은 특유의 담백미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특히 뜨거운 국물 덕분에 한국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조건을 갖춘 음식임에도 설렁탕 전문점은 하락하는 추세다. 묵직한 국물에 비해 빈약한 건더기가 순댓국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 첫번째 이유고 최근 방송에서도 화젯거리가 된 일부 정직하지 못한 업주들의 원산지 허위 표시로 신뢰도가 하락된 점이 두 번째 이유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풍미연>은 한우 사골, 소머리, 잡뼈를 이용해 푹고아 설렁탕(8000원)과 소머리곰탕(8000원)을 만든다. 조미료를 최소화했고 가격도 저렴하다.
무엇보다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가는 소머리곰탕은 기존 설렁탕이 갖고 있던 장애물을 극복하기에 충분했다. 예상대로 블로거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매장 입구 큰 가마솥에서 설렁탕을 정직하게 끓여내는 장면은 <풍미연>의 자랑거리다. 이와 같은 경쟁적 요소는 양질의 블로그 콘텐츠로 생산됐다.
인터넷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나 이미지, 콘텐츠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만들고 판매한다. <풍미연>에서 강조하는 정직(正直)이라는 가치가 온라인에 그대로 녹아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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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구성 (構成)
완벽한 콘셉트 구현과 만족도 높은 구성 <오목집>
웰빙 족발을 매장의 전반적인 콘셉트와 매뉴얼에 담아낸 <오목집>은 최근 몇 달간 효율적인 블로그 마케팅을 통해 서울에서 족발 맛집으로 급부상 중이다.
콘셉트에 맞춰 조미료를 최소화했으며 서비스로 제공하는 일본식 해물냄비는 업주의 이자카야 운영 노하우를 담았다. 해물냄비는 고기의 느끼한 맛도 잡아주고 시원함 덕분에 손님들에게 반응이 뜨겁다. 채소 위주의 군더더기 없는 찬류 구성 역시 만족도가 높다. 족발집 매출은 저녁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목집>은 경기도 연천 된장 장인에게 직접 공수해오는 재래 된장으로 끓인 한우된장전골을 판매함으로써 점심식사 판매에 최적화됐다. 강력한 메뉴 구성은 초기 허드(Herd)를 형성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리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소품 등 차별화된 아이디어 역시 빠른 포지셔닝에 큰 도움이 됐다. 이는 블로거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완벽한 메뉴와 콘셉트 구성은 <오목집>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에 최적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05 이색(異色)
100% 로컬 방식, 재래새장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포다>
블로그는 참으로 수다스러운 세상이다. 늘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고 또 드러내려 하기 때문이다. 인천 부평시장에 위치한 <포다> 역시 최근 블로그들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식당이다. 이곳은 현지 이주노동자를 위한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이다.
베트남 사람인 젊은 업주는 모든 음식을 베트남 현지 방법으로 직접 만든다. 쌀국수의 경우 국내산 육우를 사용해 국물을 만들어 기존 프랜차이즈 중심의 쌀국수 전문점들과 차별화했다.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한다는 것과 재래시장에 위치한 허름한 쌀국수집이라는 자체만으로 블로거들이 좋아하는 이색적인 거리가 됐다. 이는 초기에 인천 지역 맛집 블로거 사이에서 회자됐다.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온라인 환경의 특성 때문에 콘텐츠는 빠르게 확산되었고 <포다>는 오픈 반 년 만에 유명세를 탔다. 업주의 노력 없이 100% 거리만으로 이뤄낸 쾌거다.
06 실속(實速)
가격 거품을 뺀 이자카야와 일식 다이닝의 조합 <미도리>
홍대상권 만큼 외식업 경쟁이 치열한 곳도 없다. 이자카야 역시 포화상태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미도리>는 레드오션인 일본식 선술집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술집의 기본적인 기능적 특성에 집중한 <미도리>는 처음으로 이자카야 시장에 있던 가격 거품을 뺐다. 그리고 다양한 일품요리를 판매하는 등 일식 다이닝 레스토랑 못지않은 수준의 음식을 제공한다.
간혹 업종의 특징이 무시된 채 운영하는 업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기능적인 특징이 부각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마케팅은 들뜬 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미도리>는 단기간 내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있는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구성했고 고객에게 인식될 수 있었다. 유리한 입지적 조건과 업주의 마케팅적 커뮤니티와 호의적인 태도는 블로그 마케팅의 강한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