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식, 격식 버리고 음악 곁들여 편안하게 제공하는 카페는..

서울 이태원동의 캐주얼 이탈리안 레스토랑 <인스턴트펑크>는 5월 초 오픈과 동시에 화제가 됐다.
<트라토리아논나>, <뚜또베네>, <라꼼마>를 론칭,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은 박찬일 셰프가 음악에 조예가 깊은 최규호 대표와 힘을 합쳐 오픈한 곳이기 때문.

10년지기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격식과 틀을 과감하게 깨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이 곳. 특별한 홍보 없이도 소문 듣고 다녀간 손님이 꽤 된다.


◇ 곱창찜 파스타 등 틀 깨되 신선한 식재료로 기본 엄수
<인스턴트펑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대한 기존의 격식과 틀을 과감하게 깨뜨렸다. 지나친 품격이나 서비스는 간섭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곳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박찬일 총괄셰프에 따르면 메뉴는 양식의 패턴, 카테고리를 구분 짓지 않고 섞어놓았다. 식재료 사용 범위도 넓혔다.

담음새에 대한 디테일한 장식 역시 뺐다. 박 셰프는 “국내에서는 서양 음식을 좁은 시선으로 받아들인 경향이 있다”며 “정작 서양에서 없는 틀을 이곳에서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전한다.


독창적인 메뉴가 탄생한 것도 이런 이유가 컸다. 곱창찜 파스타(2만2000원), 비벼 먹는 가지튀김 토마토소스 파스타(1만8000원), 먹물소스 깔라마리 그릴(1만8000원) 등은 <인스턴트펑크>만의 시그니처 메뉴다. 명품명란 스파게티(1만9000원)도 인기.

‘박 셰프’하면 대표할 만한 고등어 파스타도 있다. 현재는 그가 손수 훈제한 고등어를 사용하지만 맛 좋은 제철에는 생고등어 파스타를 낸다.

그날의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취향에 맞게 조율이 가능한 특별식 ‘셰프의 특별한 테이스팅 코스 메뉴’(1인 9만5000원)도 구성했다.

격식과 정성은 조리 전 식재료 선별과 조리 과정에 담았다. 신선한 재료로 계절 음식을 내는 것은 박 셰프의 기본 원칙. 식재료 선별은 그가 직접 관여한다. 자연스레 메뉴는 바뀌게 마련.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체한다.

◇ 의자 등 장식과 음악에 편안함 속 섬세함 돋보여

이탈리안식, 격식 버리고 음악 곁들여 편안하게 제공하는 카페는..
딱딱한 분위기를 지양한 것은 인테리어에서도 두드러진다. 1, 2층의 한쪽 벽면을 넓은 창으로 꾸미고 자연 채광을 통해 밝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특히 이곳은 테이블보가 없다.
직원 유니폼도 따로 맞추지 않았다. 가정에서 쓸 법한 각양각색의 의자를 놓아 편안함을 연출했다. 조명등도 마찬가지. 하지만 매장의 소품과 장식 등 어느 하나 허투루 가져다 놓은 것이 없다. 최규호 대표가 소장하던 것뿐 아니라 1년 동안 직접 사 모은 것을 활용했다.

최 대표는 “의자는 덴마크, 조명은 독일, 일본 것”이라며 “편안함 속에서도 귀중함과 특별함을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경 쓴 것은 음악이다. 대중문화, 특히 음악 계통의 전문가인 최 대표는 듣기 편하고 어렵지 않되 흔치 않은 곡 선택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칫 음색이나 음향에 해가 될까 음악 파일이 아닌 CD 재생을 고집한다. 오디오, 앰프, 스피커 등 기기도 직접 선별했다.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