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추억이 공존하는 부산 속 작은 중국  '신발원(新發園)'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부산 차이나타운 맛집으로 손꼽히는 '신발원(新發園)'.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맛이라고 입을 모은다.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기를 유지해 온 비결은 간단하면서도 대단했다. 그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며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미흡한 점은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 기름기 없는 수제만두, 콩국+과자 등 주전부리 인기

'신발원'은 한마디로 만두(고기만두, 물만두)와 중국빵(월병, 콩국 과자, 꽈배기, 중국식빵 커빙, 공갈빵, 계란빵, 팥빵)이 결합된 중국식 과자 만두전문점이다. 1951년 시부모가 연 가게를 물려받은 2대 곡서연 대표는 시집오자마자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35년 전을 회상했다.
또 30여 년 간 운영하다가 10여 년 전 쯤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 준 후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고. 직원이 8명이지만 저녁 10시가 돼서야 문을 닫을 정도로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즉석 수제만두를 당일 생산, 당일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신발원'. 이 때문에 당일 만든 분량이 다 나가면 2시 정도에 방문해도 살 수가 없다. 반대로 손님이 없으면 주방도 손을 멈춘다.


이곳 만두의 특징은 기름기가 없다는 것. 만두는 무, 생상, 파, 고기를 섞어 만드는데 만두 속을 살펴보면 돼지고기 완자가 들어있는 느낌이다. 탱탱하게 씹히는 맛도 꽤 인상적이다.

만두소 맛도 맛있지만 풍미 가득한 육즙이 일품. 풍미에 끌려 만두를 먹다가 입천장을 데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 맛을 보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기다려서 먹고 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신발원'의 인기는 만두와 함께 시켜먹는 중국식 주전부리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 월병, 콩국+과자, 꽈배기, 중국식빵인 커빙, 공갈빵, 계란빵, 팥빵 등이 바로 그 주인공. 특히 콩국과 함께 먹는 과자 메뉴가 단연 인기다. 뜨거운 콩국물이 생소하기도 할 터.


하지만 두유 맛이 나는 뜨끈한 콩국물에 밀가루 반죽으로 튀긴 빵을 띄워 먹으면 이색적인 맛에 끌리게 된다. 국물도 과자도 처음보다 훨씬 고소해지기 때문이다. 콩국은 일반 콩국을 체에 한 번 더 걸러 맑은 액체만 담은 것이다.

이 콩국은 테이블에 놓인 흑설탕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설탕량을 조절하지 못해 이도 저도 아닌 맛이 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곡 대표는 전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꽈배기는 살짝 기름진 맛과 함께 감칠맛이 돌고 고소해 입에 물리지 않아 판매율이 높다. 월병과 꽈배기는 부산에 잠시 다녀가는 이들이 선물용으로도 자주 찾는 아이템이다.

고기만두와 물만두 5000원, 콩국+과자 3000원, 월병 2500원, 꽈배기 1000원, 커빙 1000원 등으로 전 메뉴가 부담없는 가격이다. 현재는 주전부리보다는 만두의 매출이 더 높은 편이라고 한다.

◇ 수제만두시스템 개발, 국산 식재료 사용해 수준 업그레이드
맛과 추억이 공존하는 부산 속 작은 중국  '신발원(新發園)'
'신발원' 매장 안에는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고작 3개뿐이다. 반면 주방은 홀보다 훨씬 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만두와 빵을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만두 작업실이 매장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종업원들은 이곳에서 계속해서 만두를 빚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가게 밖으로 엄청나게 줄이 늘어서는데, 테이블이 적어 고객 대부분은 테이크아웃 손님이다.

한편 2대 사장인 곡 대표가 아들에게 가게를 물려주면서 크게 바뀐 것이 있다. 그녀가 매장을 운영할 때만 해도 만두를 빚고 팥을 삶기 위해 새벽 5시에 나와야 했다. 3대 사장인 그녀의 아들은 즉석 수제만두시스템을 개발해 가게에 나오는 시간을 새벽 5시에서 아침 7시로 늦췄다.

또 팥과 콩을 비롯해 만두 속 재료를 수입산으로 사용했던 과거와 달리 국산으로 사용해 고객 만족도까지 한층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앞으로는 고추를 직접 구입해 빻을 생각이라고 한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신발원'을 찾는 고객은 나이 지긋한 오랜 단골들과 인터넷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젊은 사람들로 양분된다. 특히 인터뷰 중간 중간 들어오는 손님들과 눈을 맞추고 부모님의 안부를 물을 정도로 오랜 단골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