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사업에 공들이는 '토요타 메탈'
파쇄된 자동차 찌꺼기의 99% 재자원화… 한국의 83%와 큰 차이

"1%의 먼지를 제외하면 버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고철 폐기물 수준으로 제 모습을 잃어버린 채 공장 한편에 수북이 쌓여있는 폐차들을 가리키며 공장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토요타자동차가 지난 1970년 설립한 '토요타메탈'은 그간 매립만이 방법이었던 슈레더 더스트(ASR, 파쇄된 자동차 찌꺼기)를 세계 최초로 재자원화 하는 데 성공한 친환경 재활용공장이다. 일본 내 자동차 리사이클 의무화법이 통과되기 10년 전인 2005년부터 기술개발과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구상의 자원은 언젠간 고갈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차량의 대량 생산·폐기 시대를 맞아 반드시 필요한 것이 폐차의 재활용이라는 게 토요타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토요타메탈의 주 사업은 사용이 끝난 자동차(ELV)를 재자원화 하는 일이다. 현재 월 1만대의 폐차와 7000개의 에어백을 처리하고 있다.

폐차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월 2000톤의 슈레더 더스트 중 일부는 방음제 등의 형태로 자동차 생산에 재사용되며, 나머지는 철 쓰레기 등과 함께 가공을 거쳐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연료로 사용된다. 이밖에 에어컨 1500대, 세탁기 2500대 등 폐가전도 해체해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슈레더 더스트는 차량 한대 기준으로 180~200kg 정도 발생한다. 마구 파쇄된 고철 덩어리는 먼저 ELV플랜트에서 풍력분리와 자선기 등을 통해 고철과 비철금속, 슈레더 더스트로 구분된다.

여기서 슈레더 더스트는 다시 ASR플랜트로 넘어가 풍력분리·파쇄·분쇄 등을 거쳐 알류미늄, 구리, 믹스메탈, 철, 수지, 고무 등으로 재자원화 된다. 알루미늄과 구리는 인근 도매상에 매각하기도 하며 분리과정에서 나오는 동전은 따로 보관했다가 환전한다.

현재 이곳에서 슈레더 더스트의 리사이클 비율은 93%. 나머지 7%는 유리다. 유리의 제품화가 없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매립이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공장 측은 설명했다. 유리를 제외한 나머지 슈레더 더스트의 실질적인 재자원화는 99%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보호는 물론 자동차 생산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올리고 있지만 사업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적자에 가까운 실정이다.

토요타메탈 관계자는 "적자사업을 계속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비용절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수익성 측면이 아닌 토요타의 '리사이클 비전'을 위해 자동차 개발·설계 단계에서부터 생산, 물류,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 있어 최선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자동차 리사이클 비율은 83%로 일본(99%)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단순하게 전기로에 폐차를 그대로 넣어 100% 연료화 하는 기술이 아닌, 하나하나의 자원을 다시 복구해 재활용하는 기술은 아직 미미하다는 의미다.

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현재 토요타메탈 내 자동차 리사이클 연구소가 해체 사업자들에게 도면 등 기술을 무상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해외로도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한국에서는 아직 토요타자동차의 차량 판매대수가 적지만 점차 판매가 증가하고 리사이클 대응도 함께 이뤄진다면 한국의 자동차 리사이클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