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위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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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아이템은 '반짝 장사'… 자금·입지도 소홀하면 필패
"1평짜리 라면 가게를 하더라도 자기 사업을 하라."

부자가 되려면 샐러리맨으로 살기보다는 자기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창업하려면 이것 저것 걸리는 게 많다. 특히 요식업의 경우 폐업률이 높아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창업 전문가들은 "창업하겠다고 뛰어드는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준비하는 이들은 드물다"고 말한다. 되짚어 생각할 때 꼼꼼히 준비하면 성공창업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높은 폐업률 속에서도 창업에 도전해볼 만한 이유다.

창업하기에 앞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기 쉬운 예비창업자를 위해 전문가의 창업 노하우를 들어본다.
 
◆ 아이템 선정 : 성장성이 중요… 적정수익률도 체크해야

무릎을 탁 칠 만한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냉혹한 창업 현실 속에서는 그저 그런 아이템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렇기에 아이템이 타당한지 충분히 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해당업종이 성장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지금 뜨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히트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것. 특히 '대박 아이템'만을 좇아 아이템이 일원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창업시장에서 '성장성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찜닭이 유행하던 때 주요 상권에선 찜닭집들이 3~4곳씩 생겨 서로간 경쟁이 치열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홍구 창업피아 대표는 "'유망'과 '유행'은 잘 가려야 한다"며 "대중적인 아이템을 선정해야 실패율이 낮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경험해봤거나 먹어왔던 음식이 아닌 경우 반짝 아이템으로 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냥 대중적인 아이템은 시장진입장벽이 너무 낮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차별화된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같은 치킨점을 내더라도 특색있는 메뉴 개발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꾀한다면 고객을 더 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적정수익률도 체크해봐야 한다. 업종에 따라 수익률이 다를 수 있지만 매출 대비 최소 20% 이상의 수익률이 나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물류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프랜차이즈업종을 선택하는 경우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있는지 등도 점검해봐야 한다.

요식업이 아닌 판매나 서비스 업종이라면 직원 관리가 관건이다. 피부관리실이나 네일아트숍과 같은 서비스업종 창업의 경우 종업원이 바뀌는 순간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판매나 서비스 업종은 운영이 쉬워보이는 탓에 자금만 갖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문외한인 경우 운영 노하우가 없는 만큼 창업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창업자금 : 자기자본 60% 넘어야… 과도한 대출은 안돼

창업자금을 마련할 때는 자신의 자금조달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자기자본을 최대한 늘려 부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박수웅 외식경영연구소장은 "자기자본이 전체의 60% 이상 돼야 한다"며 "창업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필요자금을 마련해놓고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1억원의 창업비용이 필요하다면 자기자본으로 6000만원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

창업 초반부터 금융권 대출이나 지인에게 빌리는 돈의 비중이 과도하면 추후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과도한 대출이자는 사업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급전이 필요한 경우 자금을 융통할 곳이 없어진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려면 모든 대출창구를 열어놓기보다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면서 추가적으로 융통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출이 필요할 경우엔 제1금융권의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외에 소상공인대출도 고려해볼 만하다. 소상공인대출은 금리가 4%대로 낮은 데다 창업과 관련한 여러 도움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특별자금은 신용도에 따라 상한선이 정해지는데 보통 3000만~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소상공인특별자금을 받으려면 각 지역의 소상공인센터에서 창업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후 교육을 이수하면 이수증을 지참하고 신용보증재단을 찾아 신용장을 발급받으면 된다. 신용장, 사업자등록증, 임대차계약서 등의 서류를 구비해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보통 3주 이내에 입금된다.

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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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지 선정 : 타깃 고객에 맞춰야… 상권 직접 확인은 필수
유동인구가 많으면 무조건 좋은 자리일까. 효율적으로 입지를 선정하려면 유동인구만 확인해서는 안된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타깃 고객 설정이다. 업종과의 적합성과 연관성을 따져보고 입지를 선택해야 비용 대비 수익을 효율적으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갑용 이타비즈연구소장은 "기업은 상품을 출시할 때 누구에게 어떻게 팔지를 세심하게 분석하는데 소상공인의 경우 이러한 노력을 잘 하지 않는다"며 "입지를 정할 때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지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특히 소상공인의 창업은 입지에 따라 성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타깃 고객을 설정하면 입지선정이 굉장히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작은 떡볶이 가게를 내더라도 타깃 고객 설정은 필수다. 10대를 위한 떡볶이, 20~30대를 위한 떡볶이, 서민을 위한 떡볶이가 따로 있다는 것. 서민을 위한 떡볶이 가게를 연다면 일반 로드숍보단 재래시장이 유리하다.

이렇게 타깃 고객을 정했다면 고객이 실제로 그 상권에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좋다. 부동산에서 얘기해 주는 것만을 토대로 점포를 정하기보다 직접 발품을 팔고 유동인구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통해 상권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소상공인진흥원의 상권정보시스템은 지역·업종별로 종합적인 상권정보를 전자지도로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점포·인구·시설 등 상권분석에 필요한 47가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동종·경쟁업체수, 유동인구 정보로 특화된 상권정보 대상지역, 상권 커뮤니티 및 과밀 정보 등을 알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의 '지오비전'(Geovision)도 활용도가 높다. 지오비전은 다양한 분야의 통계분석, 지리정보시스템, 위치기반 기술 등과 결합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업 솔루션서비스다.

기존 가게를 인수한다면 매출액보다는 투자대비 수익률이 잘 나왔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장사가 잘 되는 것과 점주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에서 한달에 500만원의 매출을 내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가게 비용과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강원도 산골지역에서 매출 500만원을 올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손님이 적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이 크지 않은 데다 가게 비용이 저렴해 높은 순익을 올릴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