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M
사진 = SM
한때 TV와 연예분야 기사를 섭렵했던 오디션프로그램도 기가 한풀 꺾이고 실력파 보컬리스트의 발견으로 주목받던 가수 경연프로그램도 시들해진 요즘 대한민국 가요계는 12명의 늑대소년 엑소(EXO)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물론 2013년 가요계를 되돌아보면 가왕 조용필의 컴백도 있었고 조용한 복고의 돌풍도 있었다. 또 버스커버스커는 물론 온 국민을 5기통춤으로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크레용팝도 충분한 이슈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엑소처럼 음반판매 100만장을 바라보게 만들지는 못했다.

지난 11월14일 음반판매 집계사이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엑소가 지난 6월 발표한 정규 1집 '엑소엑소'(XOXO)의 판매량은 11월 첫째주 기준으로 93만장에 달한다. 이 기세를 이어 100만장을 돌파하면 2001년 김건모 7집(139만장) 이후 12년 만의 대기록이 되는 셈이다.


혹자는 대규모 아이돌 팬덤에 기댄 수치라고도 하겠지만 음반판매량 100만장 돌파는 온라인 음원시장이 등장한 2005년 이래 최초의 일이라고 하니 그 의미를 가볍게 볼 것만은 아니다.
 
웰메이드 아이돌그룹의 이유 있는 성공

그렇다면 엑소는 어떻게 해서 밀리언셀러를 바라보는 대세 그룹이 됐을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한마디로 잘 만들어진, 즉 웰메이드 아이돌그룹이란 점이다.

1989년 가수출신 방송인 이수만 대표가 창업한 SM엔터테인먼트가 HOT, SES, 동방신기, 보아,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 f(x) 등을 통해 축적한 성공스토리와 노하우를 집대성한 작품이 바로 엑소다.

특히 엑소의 탄생 스토리는 웬만한 신화와 맞먹을 정도인데 엑소는 태양계 외행성인 '엑소플래닛'(EXOPLANET)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름이다.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로 불시착한 12명의 멤버들은 각각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크리스(비행), 레이(치유), 루한(염력), 시우민(빙결), 타오(타임컨트롤), 첸(번개), 찬열(불), 백현(빛), 카이(순간이동), 수호(물), 세훈(바람), 디오(힘) 등이다.


여기까지 보면 유치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데뷔곡 '마마'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생명의 나무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국가 탄생, 인류 탄생 신화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생명의 나무는 엑소의 탄생이 그저 그런 스타의 데뷔가 아니라 또 다른 종류의 신인류 탄생으로 어필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타깃층을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는 점이다. 엑소는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EXO-K와 중화권에서 주로 활동하는 EXO-M으로 나뉘는데, 이들은 각각 6명씩으로 구성됐다. 한국인 6명으로 구성된 EXO-K와 달리 EXO-M의 멤버는 중국인 3명, 한국인 2명, 중국계 캐나다인 1명으로 출신이 다양하다. K팝 아이돌의 주활동무대인 중국은 물론 전세계 중화권시장을 직접 노린 것이다.

사실 이수만 대표의 해외공략 사례는 다른 기업들도 참고할 만하다. '아시아의 별' 보아는 시작단계부터 일본유학을 시켜 현지화 노력을 했고, 그것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SM엔터테인먼트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당시 이수만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어마어마한 문화소비국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 신인가수의 발굴과 기획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가수들의 중국 공연만이 아니라 직접 중국가수를 키우겠다는 의지였다.

2003년에 발굴해 3년간 연습생 과정을 거친 후 2006년에 데뷔한 중국인 가수 장리인은 한마디로 SM이 중국시장을 위해 만든 중국인 가수 1호라고 할 수 있다. 마치 현대차가 유럽 혹은 브라질시장용 특화자동차를 만들 듯이 말이다. 이런 경험과 배경이 있었기에 처음부터 2개의 형제그룹을 전세계 시장에 동시에 데뷔시켜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모여 엑소는 올 연말 가장 빛나는 스타로 부각됐다. 지난 11월14일 열린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엑소는 대상과 톱10상, 네티즌 인기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고, '2013 MAMA'는 물론 연말까지 이어질 각종 국내외 시상식에서도 좋은 소식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 메이킹에 대한 치밀한 노력과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대한 선견지명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순수하게 경제평론 혹은 투자전략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몇가지 아쉬움도 남는 기업이다.

대형기획사로서 잘 짜여진 연예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SM이라면 매출과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과거 1년여간 실적전망은 컨센서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부진한 실적으로 어닝쇼크를 몇번 기록하면서 증권가의 신뢰감이 많이 훼손된 점도 아쉽다. 대중매체에 대한 각종 노출도 중요하지만, 기왕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면 기관 및 개인투자가들의 눈높이에 맞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트리플플러스 대표 이승원의 주식 매매기법
 
스마트폰 구매에 있어 가장 큰 고려사항은 무엇일까. 디자인? 배터리 성능? 카메라 성능? 아니면 AP의 속도? 다들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웬만한 PC와 맞먹는 가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해당제품의 이미지와 스토리에 초점을 맞출 때 가격에 주목한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Xiaomi)다. 샤오미의 최신형 스마트폰 mi3의 성능은 갤럭시S4급이지만, 가격은 불과 36만원선이다. 신제품의 초기물량이 출시 2분 만에 매진됐다고 하니 성능에 놀라고 가격에 놀라고 중국인들의 구매속도에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다.

물론 '애플 짝퉁'이란 오명으로 시작한 샤오미지만 구글과 페이스북보다 빨리 100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지난 분기, 중국 내 판매대수에서 애플을 누른 샤오미의 레이준 회장은 다음 목표는 삼성전자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샤오미의 성공요인은 가격이다. 고사양 저가격 전략은 아프리카, 아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이어갈 것이란 평가다. 현재 샤오미의 가치는 12조원으로 지난 3분기 업계 11위다. 내년에는 5위까지 노린다고 하니 독자들도 이렇게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완벽하게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을 찾는 노력이 결국 대박 투자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 EXO 빅데이터 분석

엑소의 '으르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

엑소를 동부증권의 빅데이터 분석툴인 DOMA로 분석해봤다. 어느정도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으르렁'과 SM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워낙 국내외에 사생팬이 많은 탓인지 사생이란 단어가 표출됐다. 지난 11월14일 열렸던 멜론뮤직어워드(MMA) 직후라서 관련 단어도 확인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단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대세'였다.

 

<동영상으로 보는 이항영의 빅머니>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