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건호 국민은행장
사진 = 뉴스1 박지혜 기자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잇따른 비리와 부실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는 모두 보상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행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됐다. 은행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2만2000여 임직원과 함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사건과 국민주택기금 채권 위조·횡령 사건을 두고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립하는 은행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면서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번 금융사고의 진상과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쇄신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무엇보다 국민주택채권 지급 등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고객에게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고객 피해가 있다면 철저하게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모든 사안에 대해선 궁극적으로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어느 만큼의 책임이 있는지는 감독당국과 수사당국이 밝힐 부분이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은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임원을 모아 가동한 경영쇄신위원회에서 우리의 모든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한두 가지 행동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총체적으로 모든 역량을 모아서 경영쇄신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은 성과급을 반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서신을 통해 "현재 여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 밝혀진다면 겸허히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 "성과급도 반납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은행 이사회의 평가보상위원회는 지난달 8일 '퇴임 상임이사 성과급 지급안'을 가결, 지난 6월 퇴직한 민병덕 전 은행장에게 5억7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