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지난달 초 정부로부터 ‘연임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 자리가 내부출신과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 출신간의 경합 구도로 형성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 행장이 공기업 인사 시즌이 본격화 된 지난 11월 초 정부로부터 연임불가 통보를 받고 현재 일부 주요 업무에서 손은 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분야는 계열사 인사다. 또 제2 사옥계약 발주와 광고대행사 재계약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권 결제도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에 정통한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준희 행장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 제청을 요구했으나 정부로부터 거절당했다”면서 “차기 행장을 위해 가급적 신사업 추진은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석으로 있는 계열사 사장단은 IBK캐피탈과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등이다.

IBK캐피탈과 IBK시스템 사장 임기는 지난달 25일 만료됐다. 앞서 조 행장은 IBK캐피탈에 유석하 부행장과 권선주 부행장을 정부에 추천했지만, 차기 행장에게 맡기기 위해 정부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평 무성 포스트 기업은행장은 누구?

◆포스트 기업은행장은 누구?

조준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모피아 출신에서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FIU)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기획재정부(행정고시 25회)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파면됐다. 그러나 지난 11월31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돼 금융권 재취업이 가능해졌다.

내부에서는 김규태 기업은행 수석부행장과 윤영일 기업은행 감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중 김규태 수석부행장은 은행의 전문지식과 기업은행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외부출신보다는 경영능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영일 감사는 행정고시(23회) 출신으로 감사원장 비서실장과 사회·문화감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을 지냈다. 기업은행 감사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임불가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아직까지 (계열사 사장단)인사가 나지 않는 이유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차기 행장에 대한 예우다. 이는 연임여부와는 무관한 관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