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다리>는 26년간 롱런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 중심에는 (주)이원 김진학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얼마 전부터 한 가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강화된 규제와 침체된 경기에 대한 대책도, 지금까지 이끌어온 이원의 경쟁력도 아닌 가맹점 매출 향상이 바로 그것. ‘어떻게 하면 매장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 김 회장의 모든 경영방침은 가맹점주가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 점포 수익 신장, 과연 있었나? 생각하면 씁쓸해
김 회장은 1988년 7월 40세의 나이에 8㎡(약 2.5평) 정도의 매장을 오픈해 현재 약 2000개의 <투다리>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투다리>는 지금까지 3번의 인테리어 교체와 부분적인 개선은 물론 메뉴 개수를 5개에서 40여개로 늘리는 등 변화를 지속해왔다.

▲ (주)이원 김진학 회장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 (주)이원 김진학 회장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성장했지요. 26년이 흘렀으니까요.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고민이 깊습니다. 외형적인 신장은 있었으나 과연 점포의 수익 신장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본사는 어떻게든 이익을 보게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그에 비해 가맹점의 수익도 그만큼 올랐을까? 하는 부분을 짚어봐야지요. 

프랜차이즈의 맹점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이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본사가 돈을 번다고 해서 가맹점까지 수익이 당연히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작년 관련 규제나 법규가 많이 나왔는데 이는 점차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걱정보다는 치열한 경쟁 속 가맹점 매출을 어떻게 상승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 같은 생각은 가맹점 순회를 통해 몸소 느꼈다. 김 회장은 14~15년 전, 상태 파악을 위해 전국에 있는 2000여개의 매장을 순회했다.

“‘아차’ 싶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구나….” 
<투다리>를 상징하는 빨간 등은 하얗게 퇴색돼 있고 점주들은 활기가 없는 상태를 그대로 보여줬다. 홀, 주방은 깨끗할 리 없었다. 충격을 받은 김 회장은 대대적인 매장 개선에 앞장섰다. 

본사 직원은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5개 조로 나눠 페인트칠부터 시작했다. 등은 새것으로 교체했다. 노후한 것을 조금씩 바꿨다.
◇ 개선에서 창조로 ‘2013 투다리 대혁신 사업’ 돌입
김 회장은 ‘개선’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26년간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오래된 매장이 많고 매장 크기가 너무 작았다. 메뉴는 늘었지만 매장 크기, 특히 주방 규모는 그대로인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2013년 ‘개선’에서 ‘창조’로 방향을 틀었다. ‘2013 투다리 대혁신 사업’에 돌입한 것. ‘슈퍼 A급 점포로 만들자’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환경 대정비는 물론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재정비에 들어갔다. 주방이 우선 대상이었다. 

김 회장은 주방을 비행기 조종석에 비유했다. 큰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조종석처럼 두 팔 내의 범위에서 컨트롤 가능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문제는 금액이었다. 주방이 작고 수납공간이 적은 점포 찾아서 모델 점포를 선정, 콤팩트하게 만들고 그 비용을 뽑아봤다. 8㎡(약 1.5평)의 주방을 리모델링하는 데 드는 금액은 약 350만원. 전국 매장 중 개선해야 할 점포를 뽑아보니 약 400개였다. 

총 14억원가량의 비용이 드는 셈. 홀과 유니폼 정비 등 자투리 비용까지 합하면 총 20억원가량이 필요했다.


“창조적인 변화에 필수로 따르는 것이 바로 돈입니다. 가맹점에 돈을 달라고 하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지요. 그 돈을 어떻게 만드느냐, 그것이 본사의 숙제였습니다.”

방법을 고민한 끝에 주류와 구매 협력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2012년 그들을 초청, ‘인센티브 조로 지원금을 마련해주면 가맹점에게 해당 주류와 물류를 사용하기를 권유하겠다. 

그렇게 모은 돈은 점포 환경 개선을 위해 100% 사용하겠다. 물론 가맹점주에게 비용의 30%는 투자 받겠다.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는 매년 보고회를 마련해 상황을 보고하겠다’로 설득했다. 2013년에는 2014년 사업 계획을 만들어 회의를 진행, 계획을 확정했다. 창조적인 개선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 중국 매장 재정비 후 매출 30%, 최대 100% 뛰어
중국 진출의 경우도 개선은 마찬가지. 이원은 19년 전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프랜차이즈 업체로서 중국 진출은 거의 최초였다. 초반에는 중국인들의 호기심을 얻어 어느 정도 매출이 잘 나왔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 했다. 중국인의 식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었다. 중국인은 넓은 공간, 많은 메뉴를 두고 골라 먹는 것을 선호했다. 그래서 10년 전, 모든 부분을 재정비하고 다시 시작했다. 

매장을 약 165㎡(50평)에서 약 330㎡(100평)으로 늘리고 리모델링했다. 메뉴 또한 늘리고 재구성했다. 그 결과 매출이 30%가량 뛰었다. 일부 매장은 매출이 100%나 올랐다.


현재 중국에는 11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공장(CK)이 2개가 있다. 중국 진출로 얻는 회사 매출액은 연간 520여억원. 외화 벌이는 물론 한식을 알리는 구실까지 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3년 12월 한국에서 열린 중국 사업 이사회에서 신규 확장보다는 기존 점포 관리에 주력하도록 피력했다. 기존 매장이 잘 되면 신규 확장은 저절로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

◇ 점주, 신바람 나게 일하고 손님과 유대관계 형성해야
“마음가짐이 중요하지요. 점주를 내 돈 벌어주는 수단으로 여길 것이냐, 어렵게 만든 만큼 자식으로 생각해 부모의 마음으로 끝까지 책임질 것이냐. 지금 저는 제 수입이 줄더라도 점주와 소비자가 얻는 것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6년 전 창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돈’뿐이었다. 점주를 돈 버는 수단으로 여겼을 정도. 박봉의 회사생활에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점주가 돈을 벌지 않으면 내가 돈을 벌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점주와 본사가 함께 벌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는 소비자의 반응을 생각하게 됐고 점주 수익이 있어야 소비자에게도 좋다는 것을 깨우쳤다.

“언제부턴가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땀 흘린 만큼까지만 벌자고 생각했지요. 모든 포커스를 가맹점으로 돌렸습니다. 점주는 신바람 나도록 일하고 그 고마움을 손님과 본사에게 전해 돈독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제가 가장 바라는 일입니다.”

2014년은 그간 준비한 일을 개시하는 해다. 김 회장은 지금 굉장히 흥분되고 벅차다. 마음속에서는 열정이 들끓고 있다. 6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할 일이 있어 감사하다는 그. 물론 큰 성과가 없더라도 그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기대하기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 뒤돌아보지 않고 가맹점 매출 향상에만 주력, 매진할 계획이다.

* 2014년 FC창업 시장 포인트
-본부에게…
정도(正道)로 사업하자. 그를 위해 법을 준수하라. 상식을 존중하라.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정도다.
-가맹점주&예비창업자에게…
불가능한 일은 없다. 관건은 하기 나름. 굳은 각오로 성심 다하면 성공은 성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