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사과, 후배들이 배워야할 자세 ‘내 탓이오’


‘손석희 사과’

손석희 앵커가 세월호 참사 관련 인터뷰 논란에 대해 대표로 나서 공식 사과하며 후배 박진규 앵커의 잘못까지 감싸 안았다. 손석희는 이어 사고 관련 전화 인터뷰 중 실종자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 고개를 숙이고 한 동안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손석희 앵커가 지난 16일 방송된 JTBC ‘뉴스 9’에서 후배 박진규 앵커의 경솔했던 발언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손석희는 방송에서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보도를 진행하며 제가 배웠던 것은 무엇보다 희생자와 피해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낮 여객 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후배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 건넨 질문으로 많은 분들이 노여워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해명이나 변명도 필요치 않다.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서 후배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내 탓이 가장 크다 깊이 사과 드린다”라고 덧붙이며 고개 숙였다.



또한 “속보를 진행했던 후배 앵커는 깊이 반성하는 중이며 몸 둘 바 몰라 하고 있다.  나도 많은 실수를 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선임자다. JTBC는 오늘의 실수를 바탕으로 더 신중하게 보도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손석희 앵커가 사과하게 된 경위는 후배 박진규 앵커의 태도 때문이다. 앞서 JTBC 박진규 앵커는 진도 해상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고에 대해 구조된 안산 단원고 여학생과 인터뷰를 하던 중 “친구가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친구의 사망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여학생은 충격으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로 “듣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박진규 앵커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경솔한 태도로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비난과 항의를 받았으며 JTBC는 공식 사과문과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등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편, 손석희 앵커는 뉴스 방송을 진행하던 도중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문가의 이야기에 10초 가량 침묵하다가 “사실이 아닐 수 도 있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 JTBC ‘뉴스9’에서는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으며 손석희는 백 교수에게 “내부해 생존자들이 많이 있다면 배 내에 공기를 주입할 경우 공기의 덕을 볼만한 공간이 남아 있다고 보냐”고 물었고 이에 백 교수는 “실이 폐쇄됐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라는 부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에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은 손석희는 참담한 표정으로 “지금 말씀은 방법이 없다는 얘기인가”라고 말한 뒤 약 10초간 침묵했다.


JTBC ‘뉴스9′ 17일자 오프닝 전문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보도를 진행해 온 바 있습니다.


제가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 일수록 사실에 기반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16일) 낮에 여객선 침몰 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저희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게 건넨 질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노여워 하셨습니다.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서 후배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큽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속보를 진행했던 후배 앵커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많은 실수를 했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완벽하지 못한 선임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일을 거울삼아서 저희 JTBC 구성원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진=JTBC '뉴스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