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이들을 막을 수 없다?" 지난 7월 말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로 간편결제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기존 결제대행(PG)업체의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모바일쇼핑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 업체들의 주가를 다시 띄우고 있다.

경쟁심화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성이 뒷받침돼 업계의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결제시장의 판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더 빠른 모바일쇼핑의 성장세에 기대며 관련업체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IT·금융 융합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 시연을 마치고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신제윤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IT·금융 융합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 시연을 마치고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카카오 도전장에 주가급락 후 재상승

지난 7월과 8월 코스닥시장에서 한국사이버결제·KG이니시스·다날·KG모빌리언스 등 '전자결제주' 4인방에 위기가 닥쳤다. 최근 IT업계의 공룡으로 떠오른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출시하고 간편결제서비스에 진출한다고 알려져서다. 지난 7월 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쟁사인 PG업체들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월31일 KG모빌리언스를 제외한 한국사이버결제·KG이니시스·다날 등 3인방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특히 한국사이버결제는 전일에 이어 8% 이상 크게 떨어지며 1만원대 초반을 형성하던 주가가 8400원까지 내려갔다. KG모빌리언스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진 못했으나 이날과 전 거래일에 하한가로 떨어지는 등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모바일쇼핑의 성장세와 더불어 7월 초 금융위원회가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연신 상승세를 기록했던 전자결제주에 갑작스런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었다.

불안감은 가중됐다. 다음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국내에서 전자결제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등락을 거듭했지만 연초와 7월 초 상승 분위기를 탔던 주가에 근접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자결제주 4인방의 모습이 달라졌다. 카카오와 알리바바 등 거대 경쟁자의 등장에도 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10월8일 기준으로 KG이니시스는 1만6400원으로 연초 주가인 1만5950원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한국사이버결제는 2만5050원으로 연초 1만650원보다 135%가량 크게 올랐다. 다날과 KG모빌리언스 역시 연초보다 11% 이상 상승했다.

단, 같은달 10일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LINE)이 전자결제 등으로 일본 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국내에서 간편결제서비스인 '라인페이'가 출시될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날 이후로 다날 등의 가는 하락세를 걷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낙폭이 크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네이버의 등장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전자제주 4인방의 이 같은 주가 현상을 모바일쇼핑시장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명했다. 경쟁사의 등장만으로는 성장성이 충분한 모바일쇼핑시장에 스며든 투자심리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심상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쇼핑시장은 아직 성장단계로 중장기적인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형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높은 시장 성장성이 뒷받침돼 여전히 업계 내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쟁사로 성장하기에는 몇가지 단서가 붙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카카오페이가 사용자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가맹점을 확대하지 못한다면 단기간 내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점진적인 확대로는 기존의 간편결제 수단들 중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PG사는 오히려 경쟁자의 등장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버스토리] 카카오 도전에 'PG 4인방' 운명은?

 
높은 시장성 투심 자극…향후 전망은?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결제금액은 지난해 4조7500억원에서 올해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1년새 2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앞서 휴대폰결제의 경우 사이버머니 등 디지털 콘텐츠의 소액결제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단가가 높은 실물거래에도 많이 사용되면서 거래대금이 빠르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의 성장에 힘입어 모바일쇼핑의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직구족의 증가도 모바일결제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쇼핑몰에서 직접구매를 하는 이들이 전자제품, 의류, 가방 등 다양한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비자·마스터 등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모바일결제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전자결제주 4인방의 향후 주가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바일쇼핑의 성장으로 관련기업의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한국사이버결제와 KG이니시스 등은 지난 7월 정부가 도입한 카드 간편결제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서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PG업체 KG이니시스에 대해 "원클릭 간편결제서비스인 케이페이(KPAY)의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어 간편결제가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을 경우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모바일쇼핑시장 성장으로 KG이니시스의 수혜는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실적개선세에 따라 올해 예상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는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소액결제업체인 다날과 KG모빌리언스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소액결제와 카드 간편결제의 이용자층이 다르다는 의견과 카드 간편결제가 확산될 경우 고유의 차별성인 편의성을 잃게 돼 부정적인 효과가 따를 수 있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G모빌리언스에 대해 "더 이상의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 간편결제는 잠재적인 경쟁자이지만 후발업체로서 가맹점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카카오 간편결제가 기존 휴대폰 소액결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카카오페이에 따른 경쟁 우려감은 현재 과도하게 반영됐으며 향후 실적 고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