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2월 애기봉 전망대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합창단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머니투데이DB
지난 2010년 12월 애기봉 전망대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합창단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머니투데이DB
'애기봉 등탑 철거'
애기봉 등탑 철거 사실이 알려지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호통을 치고 뒤늦게 철거경위에 대해 조사를 별였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북 심리전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애기봉 등탑은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와 조강리의 경계에 있는 산 애기봉에 위치해 있다. 애기봉에는 김포 해병대 2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애기봉에서는 1954년부터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불을 밝혔다. 처음에는 소나무로 장식 트리를 만들어 썼고 1971년에 철탑으로 대체됐다. 이 철탑이 논란이 되고있는 애기봉 등탑이다.

이 철탑에 붉을 밝히면 전력사정이 좋지못한 북한 측에서는 철탑의 불빛이 20~30㎞ 떨어진 개성에서까지 보여 남북갈등을 야기해 왔다. 북한은 '불을 켰다 끄고 패턴을 달리하면 모스 부호와 같이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며 이를 사실상의 선전물로 간주, 우리측에 철거해달라는 요구를 수시로 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정부는 남북관계에 따라 등탑 점등여부를 결정해왔다. 지난 2004년, 남북은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도 없애기로 합의하며 정부는 애기봉 등탑 점등 행사를 금지했다. 이는 애기봉 등탑을 '선전수단'이라고 일정 부분 인정한 셈이다.

이후 점등을 하지 않던 등탑은 2010년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그 해 연말 다시 점등됐다. 2011년에는 연말이 다가오던 12월19일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김포시가 점등중단을 요청해 점등하지 않았다.

이렇게 단순 종교적 의미로 시작한 점등은 우리정부 대북 심리전 상징이 됐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철탑을 철거했다. 국방부측은 각급 부대의 대형 시설물 안전진단 결과 애기봉 철탑이 지반이 약한데다 철골이 오래돼 쓰러질 위험이 있는 D등급 판정을 받아 붕괴시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어 철거했다며, 철탑 철거와 남북 관계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진단 결과는 지난해 이미 나왔던 것으로 알려져 지난 1년 동안 철거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