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장 없이 소액으로 세계 유수의 빌딩 주인이 될 수 있죠. 그뿐인가요? 잘 활용하면 임대사업자 부럽잖은 이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 모두 투자전망이 불확실한 시기, 대체투자수단으로 글로벌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미국의 부동산경기가 긍정적 신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년간 글로벌리츠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연 10%가량의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한다. 단,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함께 봐야 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글로벌리츠펀드 수익률 /자료=제로인·머니투데이
글로벌리츠펀드 수익률 /자료=제로인·머니투데이

고령화·저금리시대, 리츠펀드 각광
 
리츠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이용해 부동산을 소유한 후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투자자에게 증권을 제공하고 상장된 리츠는 거래소에서 주식형태로 거래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글로벌리츠펀드는 연초 후 7.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펀드(4.89%)와 해외주식형펀드(5.18%)의 수익률을 웃도는 것으로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주식형펀드(-3.31%)와도 큰 차이가 난다. 
 
장기적인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최근 5년간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6.81%인 반면 글로벌리츠펀드의 수익률은 38.92%를 기록했다. 단 이 기간 해외채권형펀드는 41.59%의 우수한 성적을 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부동산 전망이 밝은 첫번째 이유로 인구구조 변화를 꼽는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투자시장에서 연기금의 입김이 커지고 있다는 것. 연기금의 자산운용 목표가 안정적인 연금을 지급하는 데 있는 만큼 시세차익을 내는 자산보다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을 선호하게 된다. 
 
이에 연기금이 노리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이 바로 글로벌 수익형부동산이다. 수익형부동산은 월세수익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현물자산 중에서도 특히 안정적이고 추후 수익률도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초저금리기조 또한 부동산 전망을 밝게 하는 두번째 이유다. 채권투자를 고민한다 해도 신흥국 채권은 환율변동이 무섭고 선진국 채권은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의 눈이 자연스레 부동산으로 쏠린다. 가격 변동이 비교적 적고 선진국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를 이용하면 소액으로 해외 유수의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길 잃은 투자자들이 글로벌 리츠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연 10% 수익, 부동산처럼 장기투자
 

부동산상장주식부문의 글로벌 전략가인 토드 칸터 라살인베스트먼트 시큐리티즈 아태본부 CEO는 "글로벌 리츠투자는 단기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10% 내외의 안정적 수익을 목표로 부동산투자처럼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칸터 CEO는 "앞으로 4년간 글로벌 리츠의 이익이 연평균 6.4%씩 성장할 것"이라며 "3.5%의 안정적인 배당수익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리츠펀드 투자만으로 연 10%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상업용 부동산 상승기 중간단계에 들어선 미국과 영국이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아시아국가와 유럽은 회복초기 단계로 이익성장률은 낮지만 배당률은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츠펀드에도 위험성은 존재하는 법. 불경기와 금리인상은 상업용부동산의 수요를 줄이기 때문에 리츠펀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이와 관련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리츠펀드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구조다 보니 부동산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영향도 함께 받는다"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과 향후 주가에 대한 분석이 함께 어우러져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