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잊을만 하면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는 배우가 있다. 바로 ‘이병헌’이다. 지난 9월, 이병헌은 의문의 여성들로부터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50억 원을 요구하는 협박을 당했다.
그 이후로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증거들이 속속들이 포착됐고,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아직 공식적인 결판은 나지 않았지만,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명실상부 대한민국 탑배우로 명성을 떨쳤던 이병헌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을 미루는가 하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병헌 광고퇴출 서명’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과연 4개월 동안 그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① 8월 28일, 배우 이병헌은 본인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수십억을 요구하는 협박을 당함
② 9월 1일, 이병헌 소속사 측에서 50억 원 협박사건 언론에 드러내
BH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28일 이병헌 씨는 본인의 개인자료를 공개하겠다며 수십억을 요구하는 협박을 당했다. 연예인들은 말도 안 되는 요구나 협박에 시달리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이것은 아니라 생각하여 바로 소속사에 해당사실을 전달하고 즉각 신고 조치했다”고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소속사는 “이병헌이 알린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1일 오전 공갈미수 혐의로 20대 여성 2명을 검거했다”며 “현재 사건에 대해 수사 중에 있고 이들은 이병헌 씨가 아는 동생의 지인으로 밝혀졌으며, 이들은 현재 협박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③ 9월 2일, 가해자 여성 2명 정체 밝혀져 “걸그룹 글램(GLAM) 멤버 다희(본명 김다희, 20), 모델 이지연(가명 한수민, 25)”
다희(사진 오른쪽)가 소속된 걸그룹 ‘글램(GLAM)’은 지난 2012년 싱글 ‘파티(Party(XXO))’로 데뷔했다. 4인의 멤버로 구성된 이들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글램은 ‘I Like That’, ‘거울 앞에서’ 등을 발표했다. 특히 다희는 Mnet 드라마 ‘몬스타’에서 고등학교 일진 김나나 역을 맡아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은 멤버였다.
④ 9월 5일, 이병헌 손편지 통해 사과의 뜻 전해
⑤ 9월 11일, 모델 이지연의 새로운 주장 “이병헌과 전 연인관계였다. 동영상 촬영은 다희가 했다”
모델 이지연의 변호인 측은 “이지연과 이병헌은 약 3개월 전부터 만남을 가지기 시작했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몇 차례 만났다고 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이병헌이 8월경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하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동영상을 이용해 협박하게 된 것이다”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지연의 변호인은 “세 사람이 함께 와인을 마시다가 술이 떨어져 이지연이 술을 사러 밖으로 나갔고, 그 사이 이병헌이 다희에게 음담패설을 하자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⑥ 9월 11일, 이병헌 측 “단 둘이 만난적 없다. 모델 이지연 자기방어 위한 터무니없는 주장”
이병헌의 소속사 측은 “이병헌은 피의자인 모델 이지연, 글램 다희를 지인의 소개로 6월 말 알게 됐다. 게다가 단 한 번도 단 둘이 만난 적도 없는데 어떤 의미에서 결별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병헌이 피의자들이 요즘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등 무언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병헌은 그들과 더 이상 지인으로 지낼 수 없겠다고 판단했고, 그만 연락하자고 전했던 말이 결별로 와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조사결과 7월 초 두 사람이 무음카메라 앱을 이용해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으며, 50억을 담기 위해 여행 가방까지 준비하는 등 수사의 정황상 계획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⑦ 9월 15일 경,모델 이지연의 SNS에서미심쩍은 증거 발견? ‘이산타’ 정체에 대한 의문 증폭
모델 이지연의 계정으로 추측되는 해당 인스타그램에는 지난 8월 이병헌과 관련된 사진이 올라와 이지연의 “이병헌과 전 연인관계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게다가 다희가 이 사진의 ‘좋아요’를 누른 것이 포착돼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⑧ 9월 30일, 검찰 측 “다희가 미리 싱크대 벽에 스마트폰을 설치해 이병헌과 이지연의 포옹 장면을 촬영하려 했으나 실패”
이병헌이 이지연을 이성으로서 좋아한다고 생각한 다희와 이지연은 이성교제의 대가로 이병헌에게 집과 용돈 등을 받아낼 계획을 세웠다. 이에 이병헌은 “그만 만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며 이지연과의 관계 정리를 통보했다.
요구가 거절당하자 다희와 이지연은 이병헌이 이지연을 껴안는 모습을 연출하기로 공모하고, 보름 뒤인 8월 29일 오후 이병헌을 다시 이지연의 집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에 실패했고, 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희가 다시 들어가 “오빠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며 “이것이 얼마나 이미지 타격이 있는 건지 아느냐”고 협박하며 앞서 촬영했던 음담패설 동영상을 제시했다.
⑨ 10월 16일1차 공판, 모델 이지연 측 “이병헌이 먼저 현재 사는 집 가격을 물어보고 공인중개사를 통해 비슷한 가격대의 집을 알아보라고 했다”
이날 모델 이지연과 다희는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으로 50억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협박을 목표로 피해자에게 접근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애초에 이병헌이 먼저 연락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포옹보다 더 진한 스킨십도 있었다. 이병헌이 그보다 더한 걸 요구해 이지연이 거절한 적도 있었다”고 반박하며 “이지연이 스킨십 요구를 거절하자 이병헌이 그만 만나자고 한 것”이라고 범행 정상에 참작을 요구했다.
⑨ 11월 24일2차 공판, 이병헌 증인 출석했지만 카톡 내용에 대해서는 “농담이었다. 기억 안난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지연과 다희가 촬영한 10여분짜리 문제의 음달패설 동영상이 재생됐으며, 이에 관해 이병헌의 입장을 묻는 등 증인 신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재판을 끝내고 나온 이병헌은 취재진들에게 “있는 그대로 성실히 답변했으니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하고는 법정을 떠났다.
이지연 측 변호인에 따르면 증거자료로 이병헌과 이지연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신저 내용을 제출했으나, 이병헌은 이에 대해 강력 반박했다고 전해졌다. 변호인 측은 “자세한 것은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누가 봐도 두 사람이 연인이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내용이다”면서 “하지만 이병헌은 ‘모두 농담이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고 말했다.
⑩ 강병규는 왜? 자신의 트위터에 이병헌과 이지연의 관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글과 이지연이 가명 한수민으로 활동했던 당시 인터뷰 영상 링크
앞서 강병규는 2009년 이병헌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한 것에 이어 이병헌이 출연 중이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이병헌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⑪ 이병헌 아내 이민정은? 11월 초부터 부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다 귀국
앞서 이민정은 9월 3일 이병헌의 음담패설 동영상 협박 사건이 터지자마자 당초 예상된 스케줄을 앞당겨 파리로 출국한 바 있다.
그 후 이병헌-이민정 부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의 목격담을 통해 미국에 함께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 11월 21일, 이병헌은 모델 이지연과 걸그룹 글램의 멤버 김다희의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극비리에 입국했다. 현지에서 함께 머물렀던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 역시 22일 귀국해 현재 휴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