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씨(28)는 몇년 전부터 해외여행을 자주 다닌다. 올 들어서만 아홉번을 다녀왔고 다음달에는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할 계획이다. 클럽 디제이 등 다양한 일을 하지만 고정적인 수익이 없는 그가 남들은 한번도 가기 어렵다는 해외여행을 이렇게 자주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저가항공(LCC)을 이용한 ‘최저가 여행법’ 덕분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면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씨의 경우 올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일본·중국·홍콩 등 6개국을 각각 3~7일의 일정으로 9차례 다녀왔지만 쇼핑 비용을 제외하고 80만원 이상을 쓴 경우는 없었다.
조씨는 “항공, 숙소, 식비, 여행일정 등을 잘 조절하고 약간의 고생을 각오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알찬 여행을 보낼 수 있다”며 “특히 짧은 일정의 여행일수록 항공권 비용을 얼마나 아끼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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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스타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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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진에어 |
◆LCC 프로모션 이용한 ‘최저가 여행법’
최저가 여행을 하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단연 ‘저렴한 항공권 구매’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국적항공사보다는 LCC를 이용하는 것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LCC의 항공권가격이 기존 국적항공사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항공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는 LCC에서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LCC 프로모션의 경우 여전히 50% 이상의 큰 할인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대학생 등 젊은 층에서는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한 저렴한 항공권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한 후 해당지역 여행을 계획하는 쪽으로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같은 지역에 같은 일정으로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항공권 프로모션 적용 여부에 따라 여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어아시아를 이용한 인천-푸껫 노선의 경우 성수기인 내년 1월 편도기준 세금포함 최고 102만8500원인 반면 같은해 10월 최저가는 24만3000원으로 4배를 훌쩍 넘는 가격차이가 났다.
이처럼 성수기와 비수기의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여행 계획을 하루 이틀 정도만 수정해도 항공권 비용에서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LCC의 경우 거의 모든 노선에서 프로모션을 실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일자를 피해 미리 예약하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내년 설연휴가 시작되는 2월18일과 설 당일인 19일 인천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LCC 항공권의 평균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단 하루차이임에도 불구하고 19일 출발편이 30%정도 저렴했다. 여행 일정을 며칠만 바꿔도 항공권 비용을 제대로 아낄 수 있다. 또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시간대의 항공권이 대체로 할인폭이 컸다.
항공권 비교사이트 등을 이용하면 더 쉽게 저렴한 항공편을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항공권 비교사이트로는 ‘스카이 스캐너’를 꼽을 수 있다. 여행 일정을 검색하면 전세계 1000여개의 항공사 정보를 취합해 가장 저렴한 항공편을 찾아낸다. 각국의 화폐단위로 환산하는 기능도 있어 편리하다. 유럽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유럽 13개 LCC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로스카이’ 이용을 추천한다. 또 최근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를 통해 LCC를 접하는 경우도 많다. 소셜커머스는 각 회사의 프로모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LCC 모르고 타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조씨처럼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에서 정해진 휴가일정에 맞춰 빠듯하게 여행을 계획해야 하는 형편이라 이러한 최저가 여행법을 실행하기는 힘들다.
특히 미리 LCC 항공권을 예매했다가 직장사정 등으로 휴가일정이 변경될 경우 취소·변경·환불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규정상 환급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다. 또 예약과정에서도 ▲별도 카드결제 ▲수하물 초과 ▲콜센터나 공항카운터 이용 등의 경우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해 비용이 계획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LCC 항공권의 가격이 저렴한 것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LCC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소비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서비스옵션을 여러개 선택할 경우 FSC와 가격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 항공권보다 서비스옵션 비용이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상악화나 정비문제 등으로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장기간 지연 시 책임지지 않는다는 운송약관이 있어 해외공항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국내 승객들의 외국계 LCC에 대한 이러한 불만이 커지자 국내 일부 LCC는 최근 가격을 올리고 최소한의 서비스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국내 LCC업계 관계자는 “LCC는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만 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지만 운임 외에도 각종 수수료가 발생한다”며 “특히 외국계 LCC의 경우 한국 국적 LCC에는 없는 지불수수료나 예약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현지에서 비상상황 발생 시 지원이 제한적이므로 국적 항공사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적 LCC는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성공한 LCC모델이 우리의 현실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고 한국소비자의 성향에 맞게 변형됐다”며 “한국형 LCC는 외국계 LCC 보다 서비스의 질이 높지만 항공운임이 다소 높은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