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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 |
지난 7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치권 눈치 보기로 직무를 유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좌초의 위기로 내몰았던 산업은행이 어제(6일) 벼락치기로 외부인사인 정성립 전 대우조선 사장을 추천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파국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조가 외부인사라 규정한 정 전 사장 추천이라는 강수를 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정 후보자를 대우조선 사장으로 추천한 것을 인적 구조조정을 시도하려는 의도와 대우조선 매각을 앞두고 산은의 충실한 대변인의 역할에 적합한 사람을 선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언론에 거론됐던 내부인사가 왜 어떤 이유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고 정성립 사장을 추천할 수밖에 없었는지 노동조합에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6일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를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산은은 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장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을 거쳐 1981년부터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했다. 2001~2006년 두 차례 대우조선 대표를 지냈고 2013년부터 STX조선해양 대표를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측은 "정 후보자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조선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조선업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내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정 후보자도 외부인사로 간주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9일 기자회견에서 "정성립 사장 등 대우조선 출신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당시 노조 측은 "회사의 문화·정서·환경을 전혀 모르는 외부인사를 선임한다면 크나큰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사장은 반드시 내부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정 후보자를 반대하는 것은 그가 앞서 구조조정에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또한 비록 정치권 인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산은의 추천으로 결정되는 외부인사는 정치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공식 성명을 통해 산은에 해명요구를 한 만큼 이번 주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산은의 해명을 기다리겠다"며 "오늘 오후 노조 회의를 통해 이사회 대응 방안과 향후 세부적인 투쟁일정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