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SK플래닛이 택시호출앱서비스에서 새로운 전략으로 맞붙는다.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택시에 ‘고급’으로 무장한 카카오택시 블랙으로, SK플래닛은 오는 12월 결제 및 요금할인 등이 적용된 새로운 버전의 T맵 택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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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E클래스 택시, ‘블랙’
카카오는 20일 고급택시 호출을 위한 ‘카카오택시 블랙’이 서울시의 인가가 완료되는 대로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하이엔의 전문 교육 과정을 수료한 200여명의 기사로 시범서비스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의 첫 수익모델이다.
고급택시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부착물 등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도입된 새로운 택시서비스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 없이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며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앞서 카카오와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하이엔은 지난 8월 ‘고급택시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사 모집과 교육, 차량 수급, 앱 개발 등을 진행해왔다.
서울택시조합은 서울 시내 택시 회사들의 고급택시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하이엔은 전문기사 교육과정의 운영과 기사 및 차량 관리를 담당했다. 전문기사 교육이란 차량 사고나 화재 발생 등 안전에 직결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승객대처 사항 등을 말한다. 이렇게 마련된 고급택시에 카카오는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로 삼각 편대를 갖췄다.
기존 카카오택시와 다른 점은 차량뿐만 아니라 검증된 전문 기사들이 승객 맞이, 승·하차 안내 등 고품위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 휴대폰 충전기 등 편의물품이 비치된다는 점 등이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은 '카카오택시 앱' 하나로 간편하게 이뤄진다. 기본요금은 8000원 수준이며, 카카오 자체 개발 미터기를 통해 거리시간 상호병산제로 계산된 요금이 최종 부과된다. 현재 요금 수준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며 확정된 금액으로 서울시 신고 후 적용할 계획이다.
결제는 카카오가 독자 개발한 ‘카카오페이 자동결제 모듈’을 이용한다. 카카오택시 앱에서 택시 요금 결제에 이용할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 두면 카카오택시 블랙 탑승 건에 한해 하차 시점에 해당 카드에서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카카오택시와 동일하게 카카오택시 블랙기사가 기사용 앱을 통해 승객에게 전화를 걸 경우 승객의 전화번호는 일회용 안심번호로 보이고, 탑승 이후 카카오톡 친구에게 탑승 정보를 담은 안심메시지 전송도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심메시지 등은 동일하게 적용됐다”며 “전문교육을 받은 고급택시 기사들이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더 안전한 택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현재 ‘서울시’가 출발지일 경우에 한해서만 호출할 수 있으며 추후 고급택시 운영 지자체의 확대에 맞춰 호출 가능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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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 요금할인 논의 중
같은날 후발주자 SK플래닛은 오는 12월 출시예정인 ‘T맵택시 2.0’ 버전에서 택시요금 결제기능과 요금할인을 제공함으로써 앱 택시서비스의 이용 편의성을 크게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스마트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T맵택시 앱 안에서 요금결제를 제공하는 한편 T맵택시와 제휴된 모든 택시에서 최대 10%까지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논의 중이다.
결제기능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 SK플래닛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시럽페이’를 적용해 별도의 설치가 필요 없는 간편한 결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SK플래닛은 지역 콜택시사업자들과의 연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지역 콜택시 사업자인 나비콜, 하나모범 등과 업무제휴를 맺었으며 서울지역 외에도 부산, 대구, 대전, 경기, 제주 등에서 사업자 제휴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르면 11월 중으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
이는 택시기사들이 따로 T맵택시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도 T맵택시의 승객 요청을 동시에 받을 수 있으며 차량 내 보유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단말기 화면을 통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승객들은 지역 택시 사업자를 이용하더라도 T맵 택시를 통한 콜 요청은 별도의 콜비와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제휴사업자에 따라 일반택시는 물론 모범택시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플래닛은 “이번 업무협력이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앱 택시 서비스가 기존 택시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생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10월 현재 기준으로 지난 3월 말 출시된 카카오택시 기사회원 수는 16만명, 가입자는 5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말 출시된 T맵택시는 기사회원 5만명, 승객용 앱 다운로드 350만건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