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눈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총기규제 행정명령을표하과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지난 2012년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27이 숨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발표 도중 "1학년생들…뉴타운…"이라며 잠시 말을 멈췄다. 이어 "나는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초등학교 1학년생 20명을 생각하면 미칠 지경이다"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이런 일이 시카고 거리에서는 매일 일어난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텍사스주 포트후드'(2009년·12명 사망) '콜로라도주 오로라'(2012년·12명 사망) '위스콘신 오크크리크'(2012년·8명) '코네티컷주 뉴타운'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2015년·16명 사망) 지역을 하나하나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선 총기 로비에 맞서야 한다"며 "주지사와 입법가들, 사업가들에게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역할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표정은 이내 단호해졌다. 그러면서 "극장에서 '불이 났다'라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제약을 당하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인식해야만 한다"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새 규제안은 ▲총기 판매자에 대한 등록제 실시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 의무화가 골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인력을 50% 늘리고 해당 인력을 230여명 추가 고용한다.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요원도 200명이 늘어날 예정이다. 이외에도 ▲총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점검 ▲총기 안전 기술 연구 등에 5억달러(한화 약 6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의회에 추가 요청하기로 했다.

이날 행정명령 발표에 앞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마크 바든이 연단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소개했다. 다른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가족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오바마 눈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P 제공)
'오바마 눈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