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유 투자자들은 고유가시대가 끝나고 저유가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현재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수준인데 많은 애널리스트가 배럴당 40~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10달러대로 추락할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는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원유시장 상황을 보면 공급 측면에서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비OPEC 간 생산량 동결 합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미국 내 시추기수 감소 및 셰일업체 파산리스크 확대에 따라 생산량이 줄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견조한 추이를 보이고 2분기 미국 드라이빙 시즌의 성수기 수요가 늘어 앞으로 원유가격이 하방경직성을 띠면서 2분기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선물 추종펀드, 투자 배제할 것

앞으로 원유가 상승한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국내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투자 가능한 원유관련 상품은 ▲원유선물을 추종하는 펀드(또는 ETF) ▲원유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또는 ETF)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DLS) 등이다.

원유선물을 추종하는 펀드(또는 ETF)는 저유가로 인한 콘탱고 상황(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에 멀수록 높아지는 상태)의 심화로 매월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에서 배제할 것을 추천한다. 원유투자는 보유 중인 최근월선물의 만기일까지 선물롤오버를 하지 않으면 원유 현물을 인수해야 하므로 원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보유한 최근월선물의 만기일 이전까지 차근월선물로 교체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나 콘탱고 상황에서는 저렴한 최근월선물을 팔고 비싼 차근월선물을 다시 사야 돼 원유 투자자에게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앞으로 원유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지금의 콘탱고 상황이 유지될 수도, 반대로 백워데이션 상황(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에 멀수록 낮아지는 상태)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적어도 공급과잉 이슈로 야기된 지금의 저유가 상황에서는 콘탱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일부 펀드(혹은 ETF)는 원유선물 일일변동성을 2배 혹은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투자도 가능한데 원유가격이 5% 상승하면 2배 레버리지펀드(혹은 ETF)의 경우 10% 상승(원유가격 상승분 5%×2배 레버리지)을 목표로 운용되는 만큼 원유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기대처럼 원유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레버리지펀드(혹은 ETF)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원유가격이 5% 하락하면 2배 레버리지펀드(혹은 ETF)는 10% 하락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상승과 하락 두가지 상황만 고려한다면 레버리지펀드(혹은 ETF)도 나름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레버리지펀드(혹은 ETF)는 투자자 입장에서 불리하다.

이를테면 배럴당 30달러인 원유가격이 첫날 5% 상승하고 다음날 5% 하락한 상황을 가정하면 2배 레버리지펀드는 첫날 10%가 상승해 배럴당 33달러 만큼의 원유가격을 기준가에 반영할 것이다. 다음 날은 전일 대비 10% 하락해 배럴당 29.7달러만큼의 원유가격을 기준가에 반영한다. 양일간 원유가격 상승률과 하락률이 동일하더라도 실제 투자는 1% 손실이라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결과는 레버리지가 없는 상품에도(심지어 일반주식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할수록 그 값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고수칼럼] 원유 투자도 ‘위기는 기회다’

◆원유기업 투자펀드, 장기투자 시 적합

원유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또는 ETF)는 원유관련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앞으로 원유가격의 변화와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유에 직접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의 성과가 원유투자 성과와 동일하게 나타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원유선물을 추종하는 펀드에서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이 없다는 점에서 장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원유관련 주식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원유산업은 크게 업스트리밍(탐사·시추·개발·생산), 미드스트리밍(보관 및 운송), 다운스트리밍(정제 및 판매)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 산업마다 원유가격과 상관관계가 다른 만큼 투자성과 또한 차이가 날 수 있다. 각 산업 중 원유가격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은 업스트리밍이다.

따라서 올해 2분기 이후 원유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업스트리밍과 연관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원유가격의 높은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업스트리밍보다 미드스트리밍이나 다운스트리밍과 연관된 상품을 고려할 만하다.

◆원유 기초자산 DLS, 반등 기대할 만

마지막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DLS)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제는 대표 재테크상품인 ELS와 동일한 스텝다운 구조에 기초자산만 원유를 활용하는 이 상품은 만기까지 배럴당 15~18달러 낙인(원금손실가능)조건을 하회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연 5~7%)을 지급한다. 원유가격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1분기 저점 형성 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다만 실제로 원유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원유가격 상승에 제한이 없지만 DLS의 수익률은 제한적이며, 원유가격의 추가하락으로 낙인이 발생한다면 만기 때 하락분만큼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DLS)은 만기가 있고 만기 시에는 자동으로 투자가 종료되며 국내주식 및 주가지수
[고수칼럼] 원유 투자도 ‘위기는 기회다’
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ELS)과 비교할 때 만기 이후 원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투자자들은 원유가격의 흐름과 투자성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과 이해수준을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유의 경우 해외자산이기 때문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로가 국내자산에 비해 많지 않으며 이마저도 명확하지 않다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원유시장은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한번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